에너지공기업 기관장에 캠프 출신 인사 세 번째···낙하산 논란 불가피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한국전력공사 신임 사장에 윤석열 대통령 대선후보 시절 캠프 출신인 김동철 전 의원이 선임됐다.
200조 적자를 떠안은 한전을 살려야 하는 상황에서 전문성이 없는 사장이 선임된 만큼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1일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김동철 전 의원을 사장으로 선임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 개최 안건을 의결했다. 한전은 오는 18일 임시 주총을 열고 김 전 의원의 사장 선임 안건을 의결한다.
한전 사장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임원추천위원회가 복수 추천하면 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의결과 한전 이사회 및 주총을 거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김 전 의원은 1989년 김노갑 전 민주당 의원의 정책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해 광주 광산구에서만 내리 4선을 한 의원이다. 지난 대선 때는 윤석열 당시 후보를 도와 선거대책위원회 후보 특별고문 겸 새시대준비위원회 지역화합본부장을 맡았다.
김 전 의원은 이전 한전 사장과 달리 경영 능력이나 전력 분야 전문성을 검증받은 인물이 아니다. 김 전 의원은 1961년 한전 주식회사가 발족한 이후 62년만에 첫 정치인 출신 사장이 되는 셈이다.
김 전 의원이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한전 사장으로 선임되면 윤석열 정부 들어서 에너지 공기업에 캠프 출신 인사만 세 번째로 임명되는 셈이다. 앞서 지난해 정용기 전 의원과 최연혜 전 의원이 각각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한국가스공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정 사장은 윤석열 후보 선대위 조직총괄본부 부본부장을, 최 사장은 탈원전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이처럼 에너지 공기업 기관장에 잇따른 정치권 인사들이 임명되면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한전은 200조원 적자를 떠안고 있어서 경영 정상화와 개혁이 시급한 상황인데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검증되지 않은 사장이 임명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만 정치인 출신인 만큼 대외업무에 대해서는 기대감을 갖는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 김 전 의원은 과거 국회의원 시절 “일 잘하면 정권에 관계없이 몇 번이든 연임시켜주면 그게 공기업 개혁”이라고 할 정도로 정치권 낙하산 인사에 대해 반대한 인물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낙하산 인사를 반대한 사람이 낙하산 인사로 사장이 됐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사장 선임 직후 한전의 구조조정과 전기요금 인상 등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한전에 대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전 의원 역시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전기요금 인상 등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