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트림 6570만원···도요타 하이랜더, 렉서스 ES와 가격 비슷
강점: 350마력에 육박하는 최고출력 / 약점: 렉서스 ES도 넘볼 수 있는 가격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지난 1955년 도요타 첫 양산형 승용차로 세상에 등장한 크라운은 67년간 도요타 브랜드 플래그십 세단으로 자리하며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 16세대 신형 크라운의 경우, 세계적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수요 급증 현상에 따라 크로스오버 형태로 나왔고, SUV 수요가 높은 국내에서도 지난 6월 그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7일 시승한 신형 크라운은 도요타 제품의 정수답게 세련된 주행감을 선사했다. 엔진 라인업은 2.4ℓ 하이브리드 듀얼부스트와 2.5ℓ 하이브리드 두 가지다. 2.4ℓ 하이브리드 듀얼부스트는 직렬 4기통 2.4ℓ 가솔린 터보 엔진, 6단 자동 변속기, 전기모터 1개, 바이폴라 니켈메탈 배터리로 구성해 최고출력 348마력을 발휘한다. 2.5ℓ 하이브리드는 직렬 4기통 2.5ℓ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 무단 변속기, 전기모터 1개, 바이폴라 니켈메탈 배터리로 꾸려 최고 239마력을 낸다. 시승차에는 350마력에 육박하는 강한 힘을 내는 2.4ℓ 하이브리드 듀얼부스트가 들어갔다.
힘이 센 만큼 가속은 재빨랐다. 국도·고속국도 등 여러 도로에서 날쌘 달리기 실력을 보여줬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바꾸자 엔진 회전계 바늘이 뛰어올랐고, 전자제어 가변 서스펜션은 보다 단단해졌다. 덕분에 회전 구간을 자신감 있게 돌아나갈 수 있었다. 진행 방향 반대 쪽으로 차체가 기우는 롤링 현상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세 제어가 우수했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크고 작은 충격은 효과적으로 걸러냈다. 흡차음재를 적재적소에 적용해서 그런지 바람소리 등 각종 소음이 들이치지 않았다.
하이브리드차답게 연비가 높았다. 제원상 복합연비는 11km/ℓ지만, 50km가량 시승 후 얻은 실연비는 15km/ℓ에 가까웠다. 고속국도에서 정속주행을 한다면 더 높은 연비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제원상 복합연비가 17.2km/ℓ에 이르는 2.5ℓ 하이브리드를 택하는 편이 나아 보인다. 안전장비에는 △긴급 제동 보조 △능동형 크루즈 컨트롤 △어댑티브 하이빔 △안전 하차 보조 등이 있다.
세단 대비 키가 조금 더 큰 크로스오버라서 그런지 전방 시야가 확 트였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가죽으로 두른 덕분에 잡고 돌리기 쉬웠다.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주행 정보, 하이브리드 특화 정보를 보기 좋게 전달했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은 위에서 아래로 꽂는 방식이었는데, 기기를 평평하게 눕혀 놓는 일반 방식보다 공간을 덜 차지한다는 점에서 더 나아보였다. 실내 공간은 2850mm에 달하는 축거 덕분에 꽤 넓었다. 1·2열 모두에서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었다. 트렁크는 개구부가 좁아서 그런지 넓어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국토요타 측은 2열 좌석을 접지 않아도 골프백 4개 정도는 거뜬히 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5750~6570만원이다. 시승차인 2.4ℓ 하이브리드 듀얼부스트 값은 6570만원으로, 큰 차체 크기를 자랑하는 도요타 준대형 SUV 하이랜더 리미티드 트림(6660만원), 도요타 고급 브랜드 렉서스의 준대형 세단 ES 럭셔리 트림(6690만원)과 맞먹는 가격 수준이다. 같은 기업 제품들 간 경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카니발리제이션'에 해당한다. 국내 판매 대수는 6월 282대, 7월 92대, 8월 76대로 감소하고 있다. 크로스오버 디자인, 터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전자제어 가변 서스펜션 등 고유의 상품성을 강조하는 한편 할인 등 판촉 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