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發' 인사 칼바람, 4대 그룹도 예외 아니다
'신세계發' 인사 칼바람, 4대 그룹도 예외 아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반도체·정유·화학 부진에 고강도 쇄신인사 예고···신사업 가속화 방안 마련할 듯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반도체와 가전, 정유·화학 등 우리 경제 주력 산업에 부진이 이어지면서 고강도 조기 인사 단행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신세계그룹은 양대 주력 계열사인 신세계와 이마트의 CEO를 포함해 CEO의 40%를 교체하는 고강도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그동안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 사장 남매가 임원인사를 주도했으나 이번 임원인사에 그룹의 위기 상황을 직감한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직접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일각에서는 신세계가 선제적으로 단행한 이번 임원인사가 각 그룹 기업의 인사에도 무관하지 않은 시그널임을 암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의 부진이 커지면서 4대 그룹을 중심으로 한 조기 임원인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들어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하면서 지난 7월에 소규모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인사는 상반기 적자를 기록한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가전과 경영지원 분야에서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가전과 모바일 등을 담당하는 DX부문에서는 네트워크사업부에 '선행개발팀'을 신설했다. 또 생활가전사업부에서는 글로벌 기업 P&G 출신 이정주 상무를 영입해 차세대 기획 업무를 맡겼다. 이밖에 경영지원실 관세지원파트장으로는 관세청 출신 강연호 상무를 영입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에 정기태 부사장, 기술개발실장에 구자흠 부사장을 선임했다. 메모리사업부 D램 개발실장에는 황상준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 부사장을 선임했. 또 선행개발팀장은 유창식 부사장, 설계팀장은 오태영 부사장, 마케팅팀장은 윤하룡 상무로 정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들어 메모리 감산 효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증권가 기대보다 회복세가 더딘 만큼 추가 쇄신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생활가전도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이에 따른 쇄신 인사도 나올 수 있다. 

SK그룹은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정유사업이 동반 부진에 빠졌다. 이에 고강도 쇄신인사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업황 부진으로 올해 들어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 들어 적자폭은 줄어드는 분위기지만, 업계에서는 흑자전환 시기를 내년으로 전망하는 만큼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쇄신 인사가 시급해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을 포함한 정유업계는 상반기 국제유가 하락세 영향으로 실적 침체를 겪었다. 하반기 유가가 반등하면서 실적 개선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장기적인 고유가 전망과 대처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 때문에 신사업 투자 확대를 위한 임원인사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SK는 2025년까지 친환경 분야에 2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해 에너지전환·탄소처리·전기차 소재 등 신사업에 속도를 낼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고객 가치'를 강조한 LG그룹은 전장사업의 역량을 키우면서 침체를 맞은 기존 사업에 대한 체질 개선을 단행할 전망이다. 

앞서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달 말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사장단 워크숍을 열고 '고객 가치'를 강조했다. 구 회장은 이날 워크숍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차별적 고객가치"라며 "시장성과 성장성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차별적 고객가치에 보다 집중해 더 절박하게 미래를 준비하자"고 강조했다. 

LG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프리미엄 가전이 침체기를 맞으면서 쇄신 인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전장부품을 생산하는 VS사업본부가 성과를 내면서 이 부문에 역량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VS사업본부의 수주 잔고는 올 연말 기준 100조원에 달하고 있다. 이를 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조직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전장사업에 집중되는 LG전자의 이 같은 분위기는 다른 계열사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LG화학은 상반기 국제유가 하락세 등 영향으로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전 사업부문에서 침체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배터리 사업의 역량을 키우면서 기존 사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조직개편과 인사가 예상된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