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가상자산 이용자수 606만명, 전년동기 대비 84만명 감소
국내 26개 거래소 하루 평균 거래규모 2.9조, 영업이익도 2년 전에 비해 급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올해 상반기 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28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9조원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가상자산 가격이 치솟은 2021년 말 시가총액 55조2000억원에 비해선 여전히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가상자산 보유자는 총 606만명이며, 이 가운데 67%인 403만명은 50만원 미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9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가 국내 26개 가상자산거래소(거래업자)와 9개 지갑·보관업자 등 35개 가상자산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2023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 결과,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28조4000억원원으로 2022년 말 19조4000억원에 비해 46%(9조원) 증가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말 개당 1만6547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말 81% 상승한 3만441달러까지 올랐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코인마켓캡 기준)도 같은 기간 1010조원에서 1540조원으로 53% 증가했다.
그러나 2021년 말 시가총액 55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올 상반기 시가총액은 48.6% 감소한 것이다.
상반기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대 가상자산은 비트코인(BTC), 리플(XRP), 이더리움(ETH), 도지코인(DOGE), 에이다(ADA), 솔라나(SOL) 등이었다.
올해 6월 말 기준 가상자산 이용자 수는 606만1632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말 690만명에 비해 84만명 가량이 감소했다. 휴면계정이 증가하면서 등록 계정 수는 이용자 수보다 감소 폭이 더 커졌다. 등록 계정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177만6115개에서 올해 6월 말 949만513개로 19% 감소했다. 가상자산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연령대는 30대(181만명)로, 전체의 30%를 차지했다. 이어 40대 174만명(29%), 20대 이하 115만명(19%), 50대 103만명(17%), 60대 이상 33만명(5%) 등의 순이었다.
이용자의 67%에 달하는 403만명은 가상자산 가치로 50만원 미만을 보유하고 있었다. 반면 1000만원 이상 가상자산 보유자 비중은 8%(49만명)로 지난해 말 대비 2%포인트(p) 증가했다. 1억원 이상 보유자는 4만4000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0.3%p 증가했다.
올 상반기 26개 가상자산 거래소(거래업자)의 하루 평균 거래규모는 2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2조9400억원에 비해 1.3%(400억원) 감소했다. 대부분이 원화마켓 거래였고, 코인마켓 하루 거래금액은 10억원에 불과했다.
거래소 매출은 지난해 하반기 580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752억원으로 1%(57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249억원에서 2273억원으로 82%(124억원) 증가했다. 이들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2021년 하반기 1조6400억원에 비해선 86.2% 감소한 수준이다.
대기성 가상자산 거래자금인 원화예치금은 지난 6월 말 기준 4조원으로, 지난해 말 3조6000억원에 비해 11% 증가했다. 거래소 종사자수는 총 1915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8.5%(178명) 줄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국내 거래 중인 가상자산 종류는 모두 1399종(중복 포함)으로 2022년 말(1362개)에 비해 2.7%(37개) 증가했다. 거래소 중복상장을 제외한 국내 유통 가상자산 종류는 622종으로 같은 기간 0.5%(3종) 줄었다.
상장 가상자산 622종 가운데 366종은 국내 거래소 1곳에서만 거래되는 단독 상장 가상자산이었다. 이 중 절반인 183종은 한국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또는 국내 사업자에서 주로 거래(80% 이상)되는 소위 '김치코인'이었다.
단독상장 가상자산 중 34%인 124종은 시가총액이 1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소규모 가상자산으로, 급격한 가격변동 등 시장 위험에 주의해야 한다고 금융위는 밝혔다.
상반기 신규 상장 가상자산은 169종(중복 포함)으로 작년 하반기에 비해 128% 급증했다. 또 상반기 상장 폐지된 가상자산 역시 작년 하반기(78건)에 비해 47% 늘어난 115종(중복 포함)에 달했다.
상반기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가상자산은 154건(중복 포함)으로 작년 하반기(109건)에 비해 41% 증가했다.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의 외부 이전(출고)액은 상반기 29조7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트래블룰(신고사업자에 100만원 이상 이전)이 적용된 금액은 6조6000억원이었다.
사전 등록(화이트리스트)된 해외사업자 또는 개인지갑 주소로 1회 100만원 이상 이전(출고)된 규모는 상반기 22조1000억원으로 작년 하반기 대비 2.4%(5조원) 증가했다. 주로 차익거래 등을 위해 가상자산을 해외로 이전하는 것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