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환율과 유가가 재무위기 핵심요인, 한전 사장 방탄용" 주장
김동철 한전 사장 "추가 자산 매각, 단계적 요금인상 정부와 협의"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한국전력 경영정상화를 위한 전기요금 인상과 자구책 이행 여부를 놓고 여야가 국정감사에서 다시 한 번 맞붙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전에 대한 국감을 열었다. 이날 국감에서는 지난 10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감에 이어 한전 재무위기와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에 대한 여야 공방이 이어졌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국감 업무보고에서 "전기요금은 잔여 인상 요인을 반영한 단계적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원가주의에 기반한 요금 체계를 마련해 나가겠다"며 "정부정책 연계, 연료비 잔여 인상요인 등을 반영한 단계적 요금조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 사장은 "총수익의 30% 이상을 국내 전력판매 이외 분야에서 창출하고, 전기요금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축소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자산 매각을 다각화하고 복리후생을 조정하는 등 강구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며 "본사 조직을 축소하고, 광역화를 통해 조직을 효율화하며, 인력을 핵심 사업에 재배치하겠다"고 했다.
이날 국감에서 김 사장은 전 정부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한전의 재무위기의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국제유가 급등과 제때 전기요금이 인상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크다"며 전 정부의 책임론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말한 선 구조조정 후 요금 인상이 아니라 한전 입장에선 현재 요금 정상화와 구조조정을 병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한전 사장이 방탄 사장이 되러 온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권 5년간 전기요금을 한번도 올리지 않다가 대선에서 패배한 뒤 딱 한 번 올렸다"며 "엉터리 전력정책으로 한전 적자가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앞선 산업부 국감에서도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한꺼번에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대체에너지와 액화천연가스(LNG) 구입 단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라며 "이를 제때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않고 차기 정부에 폭탄을 떠넘긴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재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 관리계획을 보면 한전 적자는 원전이 아니라 환율과 유가가 핵심"이라며 "원전 비중이 문제라면 작년과 올해 상반기에는 원전 발전 비중이 올라갔는데, 왜 적자가 더 커졌는가"라고 반박했다. 이어 "국가기업의 모라토리엄(채무이행 유예)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한전 정상화 계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사장은 전기요금 인상을 두고 정부와 갈등을 빚는 것에 대해 "한전과 정부 입장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한전의 재무위기를 타개한다는 측면에선 입장 차가 없다"며 "국내외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한전 입장을 전부 받아주기엔 정부가 어려운 입장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사장은 지난 4일 올해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 kWh당 25.9원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지난 1년 동안 40%를 올렸는데, 어떻게 더 얘기를 꺼내겠나"라며 "그런 정도의 인상률은 국민경제가 감당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같은 입장 차에 대해 김 사장은 "산업부와 기획재정부에 의견을 내고 현재 논의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