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3분기 실적 '와르르'···4분기도 잿빛 전망만
대형건설사, 3분기 실적 '와르르'···4분기도 잿빛 전망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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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현대건설 제외, 대형건설사 모두 영업이익 하락
4분기 전망도 흐림···내년도 국내 건설수주 1.5% 감소 전망
서울의 한 공사현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의 한 공사현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주택 사업을 주력하는 건설사들 앞에 가시밭길이 놓였다. 해외 수주로 실적을 키운 현대건설을 제외하고는 올해 3분기 대형건설사 대부분 수익성이 수직 하락하며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주택 시장은 분양 시장 침체에 원가 상승, 고금리 등 악재가 지속되는 탓에 실적 회복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의 3분기 실적은 대체로 작년 보다 매출은 올랐지만 영업이익이 일제히 하락했다. GS건설은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늘어난 3조1075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620억원)은 51.9% 급감하며 반토막 났다. DL이앤씨는 매출(1조8374억원)이 0.6% 줄어드는 동안 영업이익(804억원)은 30.9% 감소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매출(1조332억원)이 40.0%나 증가했음에도 영업익(620억원)은 10.8% 줄며 두 자릿수 감소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우건설도 3분기 영업익이 각각 3030억원, 1902억원으로, 전년보다 6.5%, 7.4% 감소했다. 두 회사 매출은 각각 5조2820억원, 2조9901억원으로 26.1%, 18.6% 늘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고금리, 공사원가 상승 등으로 주택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떨어진 탓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대내외 환경 악화로 인한 고금리와 지속적인 원자재 가격‧인건비 상승 등으로 주택건축사업의 원가율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주택시장 침체로 건설업종이 매우 어려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영업이익과 매출이 함께 큰 폭으로 늘어난 회사는 현대건설뿐이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3% 많은 매출(7조6202억원)을 올리면서 59.7% 늘어난 영업이익(2455억원)을 남겼다. 영업이익 증가폭이 매출 증가폭보다 크다는 점도 눈에 띈다. 

현대건설이 실적 방어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해외 사업 성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러닝터널,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등의 해외 대형 공사가 본격화한 영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3분기에 미수금을 회수한 사업장도 여럿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당분간 부동산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는 점이다. 공사비와 인건비 상승세가 좀처럼 수그러들 조짐이 보이지 않는 데다 고금리 기조도 이어지는 만큼 국내 주택 수익 개선이 난망한 상황이다. 실제 국내 주택시장 지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9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착공 물량은 12만5862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2% 감소해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주택 인허가 물량은 25만5871호로, 32.7% 감소했고 준공 물량은 25만1417호로, 12.5% 줄었다.

이 가운데 해외 정세도 만만치 않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고유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까지 터지며 국내 기업들이 주력하는 중동 시장 불안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내년 국내 건설 경기 반등에 어려움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에 따르면 내년 국내 건설 수주는 올해 대비 1.5% 줄어든 187조3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29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던 건설 수주 규모는 올해 17.3% 감소한 190조1000억원으로 급감했는데 내년에도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하고 금리 인하 시기가 불확실하다,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건설기업의 자금조달 어려움이 지속할 것"이라면서 "경기 회복을 위해 건설금융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과 인프라 투자가 요구되는 한편, 건설기업은 현금 유동성 확보, 사업 포트폴리오 수정, 맞춤형 대응 전략 수립 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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