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연비 12.9km/ℓ로 준수···가격 4290~4690만원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푸조 작명법에 따르면 408은 406, 407을 잇는 세단이어야 한다. 그러나 지상고가 꽤 높고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서나 볼법한 플라스틱 클래딩이 차체 하단을 감싸고 있다. 게다가 지붕은 쿠페처럼 극적으로 떨어진다.
지난 1일 시승한 408은 이처럼 어디에도 얽매여 있지 않은, 쉽게 볼 수 없는 독특한 차다. 세단·SUV·쿠페를 한데 섞은 모양새가 눈길을 끈다. 디테일도 매력적인데, 예리한 조각칼로 깎고 다듬은 것 같은 입체적인 표면과 레트로 로고를 품은 사선 무늬 그릴, 사자의 눈매가 떠오르는 날카로운 램프 등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실내는 지난해 7월 출시된 소형차 308과 흡사하다. 작은 스티어링 휠과 10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등을 품었다. 애플 카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는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 냉난방은 물리적 버튼으로 직관적으로 제어 가능하다.
공간은 보기보다 넓다. 2열도 넉넉하다. 휠베이스가 2790mm에 달해서 그런지 무릎·머리공간 모두 적당하다. 트렁크 기본 적재 용량은 536ℓ고, 6:4 비율로 접히는 2열 좌석을 모두 접으면 1611ℓ로 늘어난다. 부피가 큰 짐도 거뜬히 싣고 나를 수 있다. 평탄화는 지원하지 않는다. 차박은 어려워 보인다.
트렁크 바로 아래에는 52ℓ짜리 연료탱크가 있다. 휘발유를 가득 채우면 500km가량 주행할 수 있다. 제원상 복합연비는 12.9km/ℓ다. 파워트레인은 직렬 3기통 1.2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다. 1750rpm에서 최대토크를 발휘해 호쾌한 가속을 펼친다.
매뉴얼 버튼을 누르고 패들 시프트를 당기면 더 빠른 가속을 체감할 수 있다. 속도계 바늘은 시속 150km를 넘어서면서부터 더디게 오른다. 배기량의 한계를 느낄 수 있다. 작은 엔진을 쥐어짜다보니 소음도 크다. 과하게 몰아붙일 만한 차는 아니다.
하체는 앞 맥퍼슨 스트럿, 뒤 토션빔으로 구성했다. EMP2 아키텍처를 적용한 차 대부분이 이 구성을 띈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크고 작은 충격은 잘 걸러내나 굽잇길에서 움직임은 정교하지 못하다. 앞뒤가 살짝 따로 노는 느낌이다. 롤도 꽤 느껴진다. 안전사양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경고 등이 포함됐다.
가격은 4290만원부터 시작한다. 시승차인 상위 트림 GT의 값은 4690만원이다. 진입장벽이 낮은 편은 아니다. 푸조는 판매 촉진을 위해 11월 한달간 최대 67만1000원을 할인하고 2년 연장보증, 100만원 주유비, 블랙박스하이패스 무상 장착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