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불용 구급차 12대 전달식 개최
11월 부산신항 선적해 내년 1월 우크라적십자로
[서울파이낸스 (부산) 강혜진 기자] 부산 시민의 목숨을 지켜주고 사용연한이 지나 퇴역을 앞둔 부산 119구급차들이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국민을 살리기 위해 나섰다.
(재)그린닥터스재단(이사장 정근)이 부산시소방재난본부, 장선종합사회복지관 등과 3일 오후 해운대 백병원 옆 임시공영주차장에서 부산시소방재난본부의 불용 구급차 12대를 우크라이나에 무상 양여하는 전달식을 가졌다.
이날 박염 부산시소방재난본부 방호조사과장과 정근 이사장 등 그린닥터스재단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부산시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사용연한이 도래한 구급약품 12종을 포함한 구급차 12대를 확보하고 차량정비 후 이달 중순 부산신항을 출발해 네덜란드항을 거쳐 내년 1월 중순 폴란드 그다니스크항에 하역한다. 이후 폴란드 적십자사가 부산의 구급차량들을 인수해서 인접국가인 우크라이나 적십자사에 전달한다.
부산시소방재난본부는 지난 2011년부터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파라과이, 필리핀, 몽골 등 7개국에 모두 101대의 불용 구급차량들을 무상 제공해 온 바 있다. 이번 '우크라이나 구급차 무상양여 사업'을 통해서도 러-우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들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12∼20일 그린닥터스는 부산 온종합병원 의료진과 함께 폴란드 내 우크라이나 피란민 캠프를 방문해 긴급의료 지원을 한데 이어 그해 대국민 기부캠페인을 통해 모집한 20억 원 상당의 의약품을 우크라이나 현지에 전달했다.
당시 우크라이나 난민캠프 긴급의료단 단장으로서 폴란드 봉사에 직접 참여했던 정 이사장은 '응급치료를 통해 살릴 수 있는 생명도 구급차가 없어 죽어가고 있다'는 우크라이나 전쟁 참상 소식을 전해 듣고 몹시 안타까워했다.
이에 그린닥터스는 소방관 출신 기획이사로부터 사용연한이 도래한 구급차를 해마다 동남아국가 등에 지원해온 '불용차량 해외 무상양여 사업'에 대한 보고를 받고 올해 부산의 불용 구급차들을 우크라이나에 보낼 것을 부산시소방재난본부 측에 전격 제안하면서 이번 우크라이나 구급차 무상지원이 성사됐다는 것이다.
박염 과장은 "이번 불용 구급차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온종합병원, 그린닥터스, 장선사회복지법인, ㈔프로보노 국제협력재단 등 많은 기관에서 협조했다"며 "특히 그린닥터스와 폴란드까지 차량운송비를 지원한 '더멋진세상', ㈔한국-우크라이나 뉴빌딩협회 등의 헌신적인 역할에 감사를 전한다"고 설명했다.
정근 이사장은 "사용연한이 다 돼 퇴역하는 부산의 구급차량들이 되살아나서 우크라이나의 거리를 질주하며 전쟁으로 고통받는 숱한 생명들을 살리는 '심폐소생술'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부산시소방재난본부 측의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지원결정을 지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