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빅3, 본업 오프라인 힘 싣는다···'진격의 쿠팡'에 반격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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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켓그로스 효과 톡톡···내년 상반기 대만 3호 풀필먼트센터 추가 개소
현대백화점 2600억원 투자 리뉴얼···롯데·신세계 리뉴얼·차별화 콘텐츠 주력
서울의 한 백화점 내부 전경 (사진=이지영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국내 주요 백화점 3사가 온라인 유통에 전사적인 에너지를 쏟기보다는 본업인 오프라인 경쟁력 회복에 나섰다. 유통시장 공룡으로 성장한 쿠팡을 모델 삼아 온라인 유통에 집중하는 것이 더 이상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지난 9월 계열사 대표 40%를 교체하는 물갈이 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최근 경영전략실을 개편하고 8년 만에 수장을 교체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전략실 개편을 시작으로 신세계가 정 부회장의 디지털 피보팅 전략 대신 미래 성장 전략으로 오프라인 본업 경쟁력 회복에 방점을 둘 것이란 평가다.

이미 유통업계 최전선에 위치한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 3사는 올해 3분기 일제히 수익성이 감소할 때 쿠팡만 올해 첫 연간 흑자 달성해 가고 있다.

롯데쇼핑의 백화점 사업 부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7530억원, 74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 31.8% 줄었다. 같은기간 신세계그룹의 백화점 사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1% 감소한 92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60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줄었다.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올 3분기 백화점 사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4% 감소한 79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매출액은 50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다. 

반면 쿠팡은 지난 8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3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올해 3분기 매출은 8조1028억원(61억8355만달러·분기환율 1310.39)으로 전년 동기(6조8383억원) 대비 18% 증가했다. 달러 기준 매출은 21% 증가한 수치다

쿠팡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146억원(8748만달러·분기 평균환율 1310.39원 기준)로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 달러 기준 영업이익은 13% 늘었다. 이는 지난해 3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흑자인 셈이다.

백화점 3사는 지난 3분기 수익성 악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성장했던 보복소비가 끝나고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침체 여파로 명품 소비를 줄인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호실적 배경으로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로켓그로스(Rocket Growth))의 성장, 쿠팡 와우 멤버십 고객 증가, 지난해 10월 진출한 대만 로켓배송 순항 등을 꼽았다. 

백화점 3사는 쿠팡과 아예 결을 다르게 가는 모양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 최전선에 위치한 장점을 활용해 점포가 위치한 상권·소비자 트렌드를 분석해 차별화 콘텐츠를 유치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4분기 이후 인천점·수원점 등 점포 새단장(리뉴얼) 효과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백화점은 국내 핵심 점포의 경쟁력 강화와 해외 복합쇼핑몰 사업 활성화를 통해 실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도 리뉴얼을 통한 본업 경재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다. 강남점은 식품관 확장 리뉴얼 공사를 진행 중으로 지난 2009년 이후 15년만에 진행해 현재 영업면적 2200여평에서 6000여평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강남점은 남성 럭셔리 장르를 강화하고 있다. 전 장르에 걸친 리뉴얼로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경기점 역시 남성층을 새롭게 재단장한다. 또한 올해 세븐틴·헬로키티 등 다양한 임시매장(팝업스토어)을 선보인 데 이어 내년에도 엔터·플랫폼·캐릭터·브랜드 협업에 나선다. 

현대백화점은 약 26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압구정본점‧판교점‧더현대 서울 등 핵심 점포를 중심으로 리뉴얼 작업에 나섰다. 명품 브랜드 강화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더현대 서울 경우 국내외 유명 브랜드를 유치해 글로벌 트렌드를 선도하는 영 앤 럭셔리 이미지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연말 공개하는 루이비통에 앞서 디즈니 스토어(9월), 파이브가이즈(10월)  등 글로벌 브랜드들을 잇따라 입점시키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또 더현대 광주를 통해 미래형 리테일 플랫폼의 표준을 제시할 예정이다. 더현대 광주는 관광‧문화‧예술‧여가와 쇼핑을 융합한 국내 최초의 문화복합몰로 연면적만 30만㎡(약 9만평)에 달한다. 초대형 녹지 공간을 비롯해 친환경‧테크‧로컬 등 5가지 문화 테마를 융합한 공간 디자인 등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오는 2027년 개장을 목표로 서부산 최대 개발 단지인 에코델타시티 중심부에 약 3만여평 규모의 프리미엄 아울렛을 출점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압구정본점 하이엔드 리빙관 개장을 시작으로 디즈니 스토어 점포 확대를 비롯해 더현대 서울 루이비통, 판교점 디올 등 주요 명품 브랜드의 신규 입점이 예상돼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쿠팡은 온라인 유통 1위 자리를 수성하는 위해 로켓그로스(Rocket Growth)에 집중하고 있다. 로켓그로스를 통해 과거 일반 배송으로 2일 이상 걸렸던 마켓플레이스 상품들도 로켓그로스를 통해 당일·익일에 로켓배송이 가능해졌다. 로켓그로스는 중소상공인들이 상품 입고만 하면 쿠팡이 이후의 보관·포장·재고관리·배송·반품 등 풀필먼트 서비스 일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여세를 몰아 쿠팡은 대만 시장 진출 1년 만에 대만 북서부 지역의 타오위안시에 두 번째 대형 풀필먼트센터를 열고 내년 상반기 세 번째 풀필먼트센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새롭게 문을 연 2호 풀필먼트센터는 다양한 자동화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 물류 기반의 대형 물류센터. 쿠팡은 이번 2호 풀필먼트센터 개소에 이어 내년 상반기 중 3호 풀필먼트센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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