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성과가 변수···네이버,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수혜 가능성도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라인 사태, 사법 리스크 등 각종 내홍에도 불구하고 2분기 호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네이버는 각각 내달 8일·9일 2024년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2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2조6447억원, 영업익 4335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8%·16.3% 늘어난 것으로, 매출액은 역대 2분기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네이버웹툰의 상장 비용으로 인한 일시적 마진률 하락에도 홈피드 개편과 숏폼(짧은 동영상) 등으로 인한 트래픽 확대로 서치플랫폼 부문이 2분기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첫 화면 홈피드 개편과 인공지능(AI) 추천에 따른 개인화 서비스, 숏폼 플랫폼 'Clip'의 고성장과 치지직 정식 서비스 개시 등 긍정적 변화가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며 "최근 라인야후 지분매각 우려가 일단락되는 등 네이버를 둘러싼 악재들이 조금씩 해소되는 구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두며 네이버와의 격차가 벌어져온 카카오 역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의 2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2조519억원, 영업익 13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4%·17.6%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메세지 광고의 성장으로 주력 사업인 '톡비즈' 매출이 증가한 것이 유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SM엔터테인먼트 인수 효과가 사라지고 게임 부문 매출이 하락하는 등 콘텐츠 부문에서는 부진한 성과를 보일 전망이다.
이승훈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랫폼 부문에서 톡비즈 광고 사업은 내수 회복이 지연됐지만 메시지 광고가 전년 대비 두 자릿 수 성장하면서 시장 대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콘텐츠 부문은 뮤직 부문의 성장 둔화와 게임 부문 매출 감소, 스토리 부문은 엔화 약세로 픽코마 매출이 하락하면서 전체 서비스가 부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플랫폼 기업의 2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향후에도 이같은 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AI 경쟁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양 사 모두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만큼, AI 부문의 향후 실적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대규모 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고 네이버 검색 서비스'큐:'와 대화 서비스 '클로바X'에 결합하는 등 AI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나 명확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카카오 역시 지난해 상반기 초거대 AI 모델 '코GPT 2.0'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잇따른 사법 리스크에 출시가 연기됐다. 특히 카카오는 지난 23일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으로 사법 리스크가 확대, 신사업 동력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최근 큐텐 그룹 산하 이커머스 플랫폼인 티몬·위메프의 셀러 정산 지연 사태가 네이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티몬과 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의 가장 큰 수혜는 네이버가 볼 것"이라며 "큐텐이 셀러 및 소비자의 신뢰를 잃은 이상 이용자 이탈이 불가피한데, 국내 최대 오픈마켓 사업자인 네이버에 2조5000억 이상의 GMV(총 상품 판매량) 유입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