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어디 건데?" "잘 모르겠다."
최근 지인들에게 오픈페이에 대해 질문한 결과 나온 답변들이다. 오픈페이 보다 뒤늦게 출시된 애플페이 경우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정작 오픈페이는 그 존재 자체를 모르는 이들이 허다했다.
오픈페이의 정식명칭은 '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다. 한 카드사의 앱에 다른 카드사의 상품을 등록해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카드지갑과 같은 서비스다. 간편결제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와 맞서고자 지난해 12월 야심차게 출시했다.
그러나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참여 카드사는 일부에 불과하다. 카카오페이나 삼성페이 등에 비해 기능과 사용처도 한정적이라, 출시 직후부터 반쪽짜리 서비스란 꼬리표를 달고 있다.
문제는 출시 1년을 앞둔 지금까지도 존재감이 미미하다. 주변을 수소문 해봐도 오픈페이를 사용하고 있다는 이를 찾기가 어려웠다. 직접 알려주고 사용하는 것을 보여줘도, 그걸 왜 쓰냐는 시큰둥한 반응만 돌아왔다.
대표적으로 온라인 결제가 어렵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삼성페이나 애플페이처럼 잠금화면 상태에서 결제가 안됐으며, 앱 푸시를 통한 알림기능이 타사 카드에 적용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언급한 단점들이 출시 당시부터 거론됐다는 점이다. 미완성으로 출시된 서비스가 여지껏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 역시 소비자들이 오픈페이를 멀리하는 이유 중 하나다. 또한 오픈페이를 사용하고 있는 고객 입장에선 실망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기능이 부족하다면 혜택이라도 많아야 하는데, 이벤트나 혜택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고객 입장에선 떠먹여줘도 시큰둥한데, 고객이 와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격이다. 최근 간편결제 앱을 통해 심심찮게 이벤트 알림을 받는 입장에선, 이미 카드사들은 각자도생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현시점의 오픈페이는 인공 호흡기만 달고 있는 상태다. 이를 되살려 반전의 기회로 삼는 것도, 폐지 후 새로운 길을 찾는 것도 카드사들의 선택이다. 다만 그 선택은 좀 더 고객에게 열려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