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탄소중립·순환경제 속도···품질확보에도 '집중'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를 지속성장의 해로 정하고 임직원들에게 건강한 기업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3일 신년회에서 임직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인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탄소중립과 순환경제에 속도를 내고 품질확보와 보안의식을 강조하는 신년 경영구상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빨리빨리가 아닌 미리미리 준비하는 태도를 토대로 올바른 판단을 적시에 내릴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각오도 내놨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경기도 광명시 소재 그룹 첫 전기차 전용공장 기아오토랜드광명2공장에서 신년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2024년을 지속성장의 해로 삼아, 여러분과 함께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기업을 만들고자 한다"고 경영화두를 제시했다.
이어 "신년회가 열린 이곳 그룹 첫 전기차 전용공장 기아오토랜드광명2공장을 시작으로 울산과 미국, 세계로 이어지게 될 전동화 혁신이 진심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2분기 전기차 전용공장 기아오토랜드광명2공장을 완공하고, 소형 전기차 EV3를 생산해 국내외 판매를 시작한다. 이후 미국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아오토랜드화성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을 순차적으로 가동해 혁신적인 전기차를 세계 시장에 선보이며, 2030년 전기차 글로벌 톱3로 자리매김할 방침이다.
정 회장은 그간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 온 그룹의 저력도 언급하며, 기업의 건강한 체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고객, 더 나아가 인류와 함께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추구해야 할 방향성으로 △환경을 위한 사회적 책임 △최고의 품질에서 오는 고객 만족과 신뢰 △미래를 지킬 수 있는 보안 의식을 제시했다.
환경을 위한 사회적 책임과 관련, 정 회장은 "인류의 지속성장을 위해 탄소중립과 순환경제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수소 생태계를 신속히 조성하고, 소형 원자로와 클린 에너지를 통한 탄소중립 활동을 강화해야 하며,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자원 재활용 등 순환경제를 활성화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현대건설은 소형 원자로 등 차세대 원전 신사업은 물론 신재생에너지 전력중개 거래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현대차·기아는 2045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국내외 생산거점에 태양광발전시스템 도입을 비롯,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려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감축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현대건설과의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해 태양광 재생에너지를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조달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순환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내외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재활용 플라스틱 활용을 확대하는 등 순환경제 활성화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두번째 방향성으로 정 회장은 "고객의 만족과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핵심 요소는 바로 품질"이라며 "품질에는 결코 타협이 있을 수 없고, 결국에는 품질이 좋은 회사가 고객에게 인정받게 되어 있다"고 확언했다.
정 회장은 세번째로 우리의 미래를 지킬 수 있는 보안의식을 당부했다. 그는 "수십년에 걸쳐 쌓아온 지식과 정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하는 우리의 경쟁력"이라며 "지속성장의 원천이 되는 우리의 지적자산을 지키기 위해 프로세스를 더욱 강화하고, 완벽한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미리 준비하는 문화'의 중요성도 피력했다. 그는 "외부의 위험을 기민하게 감지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 나가고,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 우리는 '미리미리'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면서 "미리미리 준비되어 있는 사람만이 빠르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항상 부지런히 학습하고 연구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지식을 갖추고 적시에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며 "현대차그룹 조직 자체의 역량을 차별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신년회가 열린 기아오토랜드광명은 1973년 한국 최초로 컨베이어 벨트로 생산되는 일관공정 종합공장으로 설립돼, 자동차 불모지 한국의 본격적인 자동차 생산 시대를 열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국내 첫 전기차 전용공장을 준공을 앞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