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HLB 코스닥 대장들, 연초부터 줄줄이 '이사 준비'
엘앤에프·HLB 코스닥 대장들, 연초부터 줄줄이 '이사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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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기업 이탈로 변동성·투기성 커져 경쟁력 약화될 수도"
일부선 "연기금 자금 유입돼 남은 코스닥 기업에 낙수 효과"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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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연초부터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줄줄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로 이전 상장에 나서고 있다. 코스닥 기업이 시장 규모가 큰 코스피로 이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대규모 이동이 예고되면서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시가총액 4위 기업이었던 포스코DX는 지난달 12일 코스피시장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으며 이전상장을 위한 준비를 마쳤고, 이달 2일부터 코스피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4, 5위를 기록하고 있는 엘앤에프와 HLB도 코스피로 이전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10월 주주총회에서 이전 상장에 대해 승인을 받았고, 같은 달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이전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했다. 빠르면 1월 중 이전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HLB는 지난달 임시 주주총회에서 코스피 이전 상장 안건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코스닥 시장에 상장 폐지 신청서를 내고, 코스피에 예비 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HLB의 이전상장은 빠르면 2~3월 경에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닥 3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코스피 상장사인 셀트리온과 합병될 예정이다. 주식 병합에 따라 현재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식은 거래 정지된 상태이며, 오는 12일 셀트리온 합병 신주로 다시 상장될 예정이다. 시가총액 6위인 셀트리온제약도 셀트리온그룹 상장 3사 통합 계획에 따라 올해 코스닥을 떠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상장사들이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는 것은 기업가치를 높이고, 자금 유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다. 코스피 시장에 입성하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코스피200·KRX300 등 각종 지수에 편입돼 기관이나 외국인 수급이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또 기업에 대한 인식이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연초부터 시총 상위 종목이 줄줄이 코스피로 옮겨지면서, 남아있는 코스닥 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량 기업이 한번에 빠져나가게 되면 코스닥 시장이 성장하기 어려워 질 수 밖에 없다"며 "시총이 작은 기업만 남게 되면 변동성이 커지고 투기 성향이 강해질 수 있어 코스닥 시장의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닥은 1996년 7월 1일을 산출 기준으로 하고 있다. 당시 1000이었던 지수는 무려 27년여가 지났음에도 코스닥 대장주들이 코스피로 이전하면서 기준지수를 하회하고 있다.

다만, 업종과 기업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전 상장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기업들이 원활한 자금 유입 등을 통해 외형 성장을 이뤄낼 경우, 오히려 시장 전체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DX처럼 시가총액이 큰 종목이 코스피에 새로 상장함에 따라 연기금의 매입 수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전 상장에 따른 연기금 매입 수요는 엘앤에프 740억원, HLB 25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전 상장을 통해  더 많은 자금과 인재를 모을 수 있게 된다면, 그건 기업 성장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며 "코스닥 상위주들이 이전 상장을 하게 되면, 남아 있는 다른 코스닥 기업들도 낙수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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