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發 '금리·경기' 겹악재에 금융시장 '휘청'···코스피 2.5%↓·환율 12원↑
미·중發 '금리·경기' 겹악재에 금융시장 '휘청'···코스피 2.5%↓·환율 12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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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9천억 매도···코스피 2430선 후퇴
美 금리인하 신중론에 中 경기부진 우려
중동·北 지정학 리스크까지 이례적 가세
1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신민호 기자] 코스피 지수가 2.5% 가량 떨어지며, 2430선까지 후퇴했다. 코스닥 역시 2.5% 가량 급락했으며, 원·달러 환율도 1340원을 돌파하는 약세를 보였다.

지난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의 발언으로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달러와 채권금리가 동반 상승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소비 위축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도 겹쳤다. 여기에 북한의 선을 넘어선 말폭탄에 의한 한반도 긴장고조와 악화일로인 중동 전황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이례적으로 보태졌다.

이에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급격히 위축돼 외인이 대규모 순매도에 나서면서 주가 지수를 끌어내렸고 원달러 환율은 폭등했다.

17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61.69p(2.47%) 내린 2435.90에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3.64p(0.15%) 오른 2501.23에 출발한 이후 외국인의 매도세에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2440선이 붕괴됐다. 종가 기준 코스피가 2430선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11월 14일(2433.25) 이후 처음이다.

김대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리 및 환율이 상승하며 리스크 오프 심리가 확대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모두 2%대 급락했다"며 "경기방어주로 일컬어지는 통신업종 외 전 업종이 약세를 보였고, 특히 환율 변동성이 커지며 외국인 매도세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정학적 리스크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북한 위협이 지속되면서 대표적인 전쟁 테마주인 빅텍이 3주 연속 상승하고 있으며, 예멘 앞바다에서 그리스 화물선 미사일이 피격되며 수에즈 운하 봉쇄 장기화 우려도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투자자주체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055억원, 112억원어치 팔아치웠다. 개인은 홀로 8513억 원어치 사들였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모두 매도 우위를 보이며 총 5032억6800만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대부분 하락했다. 화학(-3.45%), 철강금속(-3.45%), 기계(-3.08%), 의약품(-2.94%), 제조업(-2.58%), 섬유의복(-2.47%), 금융업(-2.24%), 유통업(-1.96%), 보험(-1.94%), 건설업(-2.26%) 등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서는 전 종목이 모두 하락했다. 삼성전자(-2.20%), SK하이닉스(-0.83%), LG에너지솔루션(-2.62%), 삼성바이오로직스(-1.31%), 셀트리온(-5.07%), 현대차(-2.36%), 기아(-2.12%), 카카오(-3.52%), 삼성물산(-1.93%), 포스코퓨처엠(-4.94%) 등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특히 이차전지 대표주로 꼽히는 삼성SDI과 SK이노베이션은 각각 4.05%, 3.68%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고, 호텔신라와 GKL 등 관광 관련주도 각각 2.88%, 2.13%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21.78p(2.55%) 내린 833.05에 마감했다. 전장보다 1.78p(0.21%) 상승한 856.61에 출발한 지수는 외국인의 매도세에 2%대 급락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도 대부분 하락했다. 에코프로비엠(-4.89%), 에코프로(-3.41%), HLB(-1.26%), 레인보우로보틱스(-2.38%), 펄어비스(-4.47%), 동진쎄미켐(-1.85%), 펄어비스(-4.47%), 솔브레인(-1.37%) 등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원화 가치도 급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12.4원 오른 달러당 1344.2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일(1357.3원, 종가) 이후 최고치다.

해당 급등세의 배경은 다소 복합적이다. 먼저 중국발 경기침체 우려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작년 12월 소매판매가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상승률(10.1%)과 시장 전망치(8%)를 모두 하회한다.

또한 12월 실업률은 5.1%로, 한달새 0.1%포인트(p) 상승했으며, 신규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45% 하락했다. 여기에 최근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내수부진 우려가 확대되면서, 달러당 위안화 가치는 전일 7.182위안선에서 현재 7.196위안까지 절하됐다.

조기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전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과거처럼 급격한 금리인하가 필요하지 않다"고 발언하며, 3월 금리인하 기대감을 일축했다.

직후 선물 시장내 3월 인하 가능성은 61.4%까지 떨어졌으며,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4.245%까지 상승했다. 이에 달러인덱스는 한달 만에 103선을 돌파, 현재 103.2선에 머물고 있다.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주요국 통화도 일제히 절하됐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147.9엔까지 상승, 지난해 11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 또한 1.09달러선이 무너진 상태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조기금리인하 기대가 다소 후퇴하고 FOMC전 조정 분위기가 나오며 채권금리와 달러인덱스가 올랐지만, 이날 절하폭은 다소 과도하다"며 "코스피 2500p가 깨지면서 손절매가 많이 나왔고, 외환시장도 흔들렸다. 부진한 펀더멘탈과 맞물려 조정폭이 더 세게 왔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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