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업계 지각변동···하림, HMM 주인 자격 갖췄나
글로벌 해운업계 지각변동···하림, HMM 주인 자격 갖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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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팍-머스크 내년 2월부터 '제미나이 협력' 결성···HMM 해운경기 대응 숙제 "잘못하면 한진해운"
하림, 재무능력·해운업 이해도 부족하다는 평가···"제대로 대응 못하면 해운 산업 잘못된 길 갈 것"
HMM 컨테이너선. (사진=주진희 기자)
HMM 컨테이너선.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HMM 매각 과정의 끊임없는 잡음으로 2017년 한진해운 사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글로벌 해운사들 간 동맹 체계가 개편되는 상황에 경쟁력 상실마저 예견된다.

2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계 5위 해운사인 하팍로이드가 2위 선사인 머스크와 내년 2월부터 '제미나이 협력'을 결성할 것으로 밝히며 해운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매각 리스크를 안고 있는 HMM에 해운 동맹으로 인한 혼란까지 더해지자 경영 악화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한진해운은 2016년 당시 세계 7위 선사로 전 세계 여러 항로를 운행하며 연간 1억톤 넘는 화물을 운송했다. 그러나 해운업계의 불황 속 판단 실패로 2017년 결국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게 된다.

당시 선두 해운업체들은 지속적인 M&A로 덩치를 키우며 초대형 컨테이너선 운영으로 운임단가가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해운업의 불황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한진해운은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비싼 가격 용선료를 체결해 연체료가 급격히 늘어났다. 결국 결손금이 수조원에 이르러 해운사는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됐다.

한진해운의 법정 관리 실시 이후 부산항을 거쳐 다른 나라로 가는 한진해운의 환적 화물 비율이 2016년 9월 기준 전년대비 51.9% 줄었다. 줄어든 물동량은 머스크, 에버그린 등 대부분 외국 선사들이 가져간 것으로 조사됐다.

한진해운 사태 이후 1년이 지난 2017년 이환구 흥아해운 부사장이 해운업계 고위 임원, 정부 관계자, 언론인 등 해운 전문가 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진해운 사태의 원인으로 '경영진의 해운경기 대응부족'이 16%를 차지했다. 이는 '해운·금융 정책당국의 해운산업 중요성 인식 부족'(20%), '정부의 한진해운 기업회생 의지 부족'(17%)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당시 업계 관계자 중 상당수가 해운업은 사이클 산업으로 10년에서 20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극단적으로 오가는데 경영진의 분석 능력이 떨어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재 HMM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림은 재무능력뿐 아니라 해운업에 대한 이해도 또한 부족하다는 평가로 인수에 난항을 겪고 있다. HMM이 하림에 인수된다면 불황을 견딜 자본도 이해도도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공중분해되던 사태를 언급하며 HMM이 처한 상황의 심각성을 주목했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 회장은 "2012년 당시 머스크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로 해운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고 그 첫 희상양으로 한진해운이 됐다"며 "현재 다른 동맹 얼라이언스도 재편이 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제대로 대응을 못하고 이대로 매각이 진행이 된다면 한국해운 산업은 잘못된 길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림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HMM이 보유한 현금자산은 현재 진행형인 해운 불황에 대응하고 미래 경쟁력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게 그룹의 확고한 생각"이라며 "해운산업의 현실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절차가 잘 마무리되면 HMM이 국적선사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하고 우리나라 해운산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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