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언론은 무엇으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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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라시가 돈다. 모 석유화학 기업이 업황 어려움으로 각 언론사에 광고비를 줄이니 양해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는 내용이다. 광고국에 문의해 보니 실제 그런 연락이 왔다 한다.

새삼스럽지도 않다. 이미 수년전 예상한 일이다. 모 은행도 앞서 광고비를 줄여 이에 저항(?)하는 언론사들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큰 경기의 흐름을 볼 때 당연한 수순이지만 이럴 때마다 언론의 혁신과 새 비즈니스 모델은 어디에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디지털 흐름에 맞는 언론 변화를 언론사들이 오래전부터 주창해왔지만 성공모델을 찾은 곳은 아직 전무해 보인다는 데서 고민이 깊어진다.

최근에는 언론사 뉴스를 중개해주는 뉴스포털 중 하나인 다음카카오가 콘텐츠제휴(CP) 언론사만 자사 포털에 눈에띄게 하고 뉴스검색 등 매체는 독자가 선택해야만 볼 수 있게 해 다수인 매체로부터 빈축을 사고 급기야 소송까지 진행중이다. 포털 소유자로서 “내맘대로” 할 수 있겠지만 독자와 해당 언론사에 일절 고지도 없이 진행해 일이 커진 것이다.

실은 다음카카오를 통해 언론사 뉴스를 보는 비중은 크지 않다. 언론사들은 이런 조치가 네이버에 전이될 것으로 우려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다음카카오보다는 상대적으로 뉴스포털 영향력이 커서다.

오래전 기자협회 회장에 출마한 모 기자는 공약으로 자신이 당선되면 네이버에 뉴스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했다. 당시에도 언론아닌 네이버가 언론 위에 설 것을 우려했던 것이다.

지금 포털들은 언론아닌 언론 행세를 해 정치권에서도 날을 세우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때문에 다음카카오의 행위가 내부 사정과 엮여 알아서 기는 형국이 됐다는 얘기까지 나오게 됐고, 최근 뉴스혁신포럼을 가동한 네이버가 어떤 수순을 밟을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어떤 식이든 언론 소속 기자들은 이제 인공지능(AI)과 겨뤄야 하는 숙명을 안게 됐다. AI가 쓰는 기사와 차별화되고 더 독자에게 다가가는 기사를 머지않아 강요받을 것이다. 이는 포털 문제 이상이며 언론사 비즈니스 모델에도 변화를 줄 것이다.

결국 언론은 콘텐츠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게 본질이 되지 않고선 디지털 등 어떠한 결합도 언론의 혁신을 도모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기자를 비하하는 ‘기레기’도 언론 자본의 취약함에서 나온다. 그럼에도 더 문제는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커도 기레기인 언론도 있다는 점이다. 언론 자유의 본질은 무시하고 이러한 취약점을 공격하는 정치권과 자본은 자기 입장에 맞는 언론 줄세우기를 노리고 있다.

오늘도 언론들은 고민이 많다. 오늘 한 헤드라인을 보며 광고를 염두에 둔 기사전개가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생각케 된다.

언론도 기업이다. 이익을 내지 않고선 살아남을 수 없다. 그래서 광고 이슈만큼은 자사 밥그릇으로 예민한 모습을 보인다. 이에 대응하는 기업도 영악해지고 있다. 대응할 언론이 너무 많아 그들의 전략도 과거와는 다르다.

이러저러한 상황에서 언론의 정도는, 그리고 언론이 나아갈 새로운 모델은 무엇인가 고민이 깊어지는 시점이다. ‘믿고보는 경제신문’을 모토로 하는 서울파이낸스의 지속가능성은 어디서 나올까. 보이지 않는 독자들을 생각하며 묻고 또 묻는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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