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전 참여…진정성은 ‘미지수’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전 참여…진정성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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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정보수집, M&A 경험 쌓기란 지적…인수가 높아질 듯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전 참여를 전격적으로 선언했다. 이에 따라 두산의 포기로 3파전 양상을 띄던 대우조선 인수전은 다시 4파전으로 확전됐다.

현대중공업은 27일 오후 3시까지 대우조선 인수 의향서를 산업은행 M&A실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지분인수 입찰 주간사는 모건 스탠리가 맡으며,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등 그룹 계열사의 입찰 참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현대중공업이 1조8070억원, 현대미포조선이 5838억원, 현대삼호중공업이 2369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총 2조6277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대우조선 인수자금이 7조~8조원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나머지 5조~6조원은 컨소시엄을 통해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 인수시 경쟁사보다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클락슨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말 수주 잔량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이 8.3%, 현대미포조선이 3.1%, 현대삼호중공업이 2.5%로 세계 시장 점유율이 총 13.9%에 이른다. 대우조선의 시장점유율 5.7%를 합치게 되면, 19.6%로 20%에 육박하게 된다. 시장 지배력이 강해지면서 원자재 가격을 낮추는 데도 유리하다는 얘기다.

더욱이 현대중공업은 컨테이너선과 탱커가, 대우조선은 탱커와 LNG에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로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구조다. 최근 고유가로 인해 드릴십 등 대우조선이 강점을 지니고 있는 원유시추 장비의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이 본 입찰에까지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예비입찰을 통해 경쟁사인 대우조선 내부를 살펴보는 정보 수집과 M&A 경험 쌓기 차원이라는 지적이 관련 업계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우조선의 실사를 통해 현대중공업의 약점인 해양플랜트 기술과 네트워크 등을 샅샅이 둘러볼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대한통운 인수전에도 참여했다 발을 뺀 전례가 있다.

현대중공업의 인수전 참여가 결국 인수가에 거품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우조선 실사 후 내실이 좋으면 인수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인수가만 높인 채 경쟁사들의 부담만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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