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족 잡아라"···불붙은 '트래블 카드' 경쟁
"해외 여행족 잡아라"···불붙은 '트래블 카드' 경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행과 협업으로 수수료 무료, 환율 우대 등 내세워
하나 '트래블로그', 선제적 행보에 해외결제 '1강'
신한 '쏠 트래블', 우리-트래블월렛 협업 등 추격 거세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여행객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여행객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카드사들이 수수료 무료, 100% 환율 우대 등 파격적 혜택을 내세우며 '트래블' 시장의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급격히 회복된 데다, 여행적금이나 여행자 보험 등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평이다.

현재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가 1강으로 군림하고 있는 가운데, 신한카드의 '쏠 트래블'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맹추격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트래블월렛' 등과의 협업을 통해 해외여행 라인업을 구축했으며, KB국민카드 역시 신상품 출시를 예고하는 등 트래블 전쟁이 보다 격화될 전망이다.

◇해외여행 필수템 '트래블로그'···하나카드 위상 제고

먼저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는 현재 카드업권에서 해외결제 및 외환서비스를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서비스다.

지난 2022년 7월 출시한 트래블로그는 '100% 환율 우대'와 '해외결제 및 인출 수수료 면제'라는 파격적 혜택으로, 해외여행의 필수템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MZ세대의 높은 지지를 바탕으로 지난달 기준 가입자 370만명을 기록했으며, 환전액만도 1조원을 돌파하는 흥행을 기록했다.

그 결과 업권 최하위에 머물던 하나카드의 해외결제 시장점유율은 2022년 11%에서 2023년 12.9%로 1.9%포인트(p)나 상승했다. 해외 체크카드 이용액(1조724억원)만 놓고 보면 전체 32.6%를 차지, 업계 1위를 기록했다.

나아가 트래블로그는 하나금융그룹 내 계열사와의 적극적인 콜라보를 통해 여행적금, 여행자보험 등을 론칭하며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같은 흥행에 트래블로그의 이름을 딴 부서까지 신설됐으며, 하나금융그룹 역시 높은 선호도와 확장성 등을 근거로 트래블로그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신한 '쏠 트래블'·우리 '해외여행 라인업' 등 추격 거세

트래블로그의 흥행을 본 타사 역시 트래블 영역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지난 14일 신한카드가 신한은행과 함께 출시한 '쏠 트래블 체크카드'가 대표적이다.

해당 상품은 환전 및 재환전, 해외결제 등 해외여행 전반에 필요한 모든 금융서비스를 담은 상품이다. 특히 수수료 무료와 100% 환율 우대 혜택을 탑재했으며, 환율우대 통화 종류도 30종으로 트래블로그(26종)에 비해 더 많다.

해외여행과 관련된 혜택도 파격적이다. 공항라운지 무료 이용, 해외 할인 등 해외여행에 특화된 프리미엄 서비스도 연회비 없이 제공하고 있다. 나아가 환전 후 전용 외화계좌에 대해 특별 금리도 적용하면서, 남은 여행자금을 통한 환테크 수요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은 쏠 트래블의 소개영상에 출연해, "기존 존재하는 상품 중 이만한 혜택이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같은 강력한 혜택을 바탕으로 쏠 트래블은 출시 3영업일 만에 발급매수 10만장을 돌파하는 흥행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 역시 KB국민은행과 협업해 해외 이용 특화 카드인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카드에는 환전 수수료 면제와 KB페이 이용 시 추가 할인 등이 포함될 예정으로,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고객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출시 시점이 오는 4월로 예정됐음에도, 미리 홍보할 만큼 적극적인 모습이다.

우리카드는 한발 더 나아가 항공부터 호텔, 결제까지 해외여행 혜택에 특화된 카드 라인업을 구축했다.

앞서 우리카드는 지난해 8월 외화 충전·결제 서비스 플랫폼 '트래블월렛'과 손잡고 전세계 38개국 외화를 충전·결제할 수 있는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상품 '트래블월렛 우리카드'를 출시한 바 있다.

이후 3만9000원이라는 연회비로 항공 마일리지를 쌓고, 국제 브랜드 및 해외이용 수수료가 면제되는 '카드의정석 에브리 마일 스카이패스' 카드부터, 프리미엄 호텔 아코르에서 특화혜택을 누릴 수 있는 '올(ALL) 우리카드' 등을 출시하며 해외여행객들을 공략하고 있다.

◇불어난 해외여행 수요 잡아라···격화된 '트래블 전쟁'

이처럼 카드사들이 해외결제 특화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한 배경에 불어난 해외여행 수요가 꼽힌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여행을 떠난 국민은 2272만명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79% 수준까지 회복됐다.

이에 지난해 9개 카드사의 개인카드(신용+체크) 해외이용액은 16조9956억원으로 전년 대비 41.1%나 급증했다. 지난해 국내 카드이용액(974조6079억원)이 5.6% 증가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해외결제액이 지난해 크게 늘었음에도, 코로나 이전에 못미쳤다. 그만큼 수요가 확대될 여지가 있는 시장"이라며 "특히 수익다각화 측면에서 해외여행과 연관된 다양한 수익모델이 나올 수 있어, 업계에서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카드사 조달비용이 유래 없이 급증한 가운데, 수수료 무료나 환율 우대 등 과도한 마케팅으로 역마진이 날 수 있단 우려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사는 "해당 상품들은 모두 전략적으로 기획됐다. 수익성 측면에서 부담되는 면은 있지만, 은행과 나눠갖는 만큼 비용부담 등이 덜한 편"이라며 "오히려 회원 유치 측면이나 비이자수익 확대 등 시너지가 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향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저탄소/기후변화
전국/지역경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로무 2024-02-22 17:56:24
그냥 트레블월렛임

경쟁따윈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