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불안정, 학령인구 감소에 조선업 선호 줄어
친환경·스마트 선박 전환기···연구·설계 인재 부족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세계적인 탄소 중립 요구가 본격화됨에 따라 조선 산업도 이에 발맞춘 생산 체제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 관련 학과 기피 현상으로 고급 인력 양성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서울대에 따르면 2024학년도 서울대 정시 일반전형 모집에서 조선해양공학과의 경쟁률은 4대 1이다. 전년도 경쟁률 3.1대 1보다 소폭 높아졌지만 2024학년도 공과대학 평균 경쟁률 4.88대 1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조선공학과는 졸업 후 고연봉의 일자리가 보장됐기 때문에 서울대 기준 1964년도 인기 순위 6위에 들 정도로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에서 비롯된 조선업 장기 불황으로 조선공학과의 선호도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2014년 경쟁률 5.38대 1을 기록했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경쟁률은 2015년 3.94대 1에서 2016년 3대 1까지 떨어졌다. 이후 2000년도까지 4대 1 이하의 경쟁률을 보이던 수치는 2021년 업황이 회복하자 5.5대 1로 급상승한 후 다음해 4.47대 1로 낮아졌다.
부산대도 서울대와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부산대 2014학년도 경쟁률은 3.81대 1을 기록한 이후 지속 감소 추세를 보였다. 2021년 2.76대 1로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다음해 다시 4.96대 1로 급상승했다. 이후 2023년 3.53대 1, 2024년 3.54대 1를 기록하며 원래 수치로 다시 회복했다.
현재 업황 회복으로 입시생들의 지원이 소폭 상승하고 있지만 업계는 여전히 조선 산업의 경쟁력을 책임질 우수한 인재 양성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특히 현재 조선 업계는 국제적인 탈탄소 압박으로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 이에 선박의 연구, 설계 등을 맡을 고급인력의 확보가 중요시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고급 인력양성을 통해 체계적인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중국과 시장 주도권 싸움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김영훈 경남대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이전에는 조선해양공학과가 높은 경쟁률을 보였지만, 현재는 학령인구 감소, 이공계 기피 현상을 바탕으로 한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낮아진 직업 안정성이 학과 기피 원인이 되고 있다"며 "국내 조선 산업은 현재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갖는 국가 중요산업이며 현재 친환경, 스마트 선박 등으로 전환되는 중요 시기이기에 우수 인력 확보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 과정이 제대로 산업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고급 인력 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