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잔액 40조 육박···금리 뛰어도 저신용자 '울며 겨자먹기'
카드론 잔액 40조 육박···금리 뛰어도 저신용자 '울며 겨자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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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채 내렸는데···카드론 금리, 네달 만에 0.56%p↑
높아진 2금융권 대출문턱···저신용자 비중 4.6%p↑
대환대출·리볼빙도 급증···"빚으로 빚 갚는 악순환"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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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여전채 금리가 떨어지고 있음에도 카드론 등 대출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 대출문턱이 높아지며, 저신용 차주들의 대출 수요가 쏠린 결과다. 이에 카드론 잔액은 40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으며,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2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의 카드론(장기카드대출) 평균금리는 14.63%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p) 상승했다.

앞서 카드론 평균금리는 지난해 9월 14.07%까지 하락했다. 이후 10월(14.42%) 반등한 이후 4개월 연속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4개월 간 오른 금리폭만 해도 0.56%p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8개사의 1월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평균금리는 18.01%로, 한달새 0.14%p나 올랐다. 결제성리볼빙 평균금리도 16.85%로 0.17%p나 뛰었다.

이는 카드대출금리의 산정기준이 되는 여전채금리가 추세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이례적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6일 기준 여전채금리(AA+, 3년물)는 3.837%로, 1월 말 대비 0.076%p 하락했다. 특히 여전채 금리는 지난해 10월 말(4.938%)을 기점으로 하락세다.

여전채 금리 둔화에도 카드대출금리가 상승한 것은 취약차주 비중이 높아지면서다. 지난해 말 기준 16% 이상 고금리가 적용되는 취약차주 비중은 41.22%로, 일년 전과 비교해 4.59%p나 확대됐다.

취약차주 비중이 높아진 이유는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2금융권 대출문턱이 높아지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사의 대출대도지수는 –25, -29로 전분기 대비 7p, 2p씩 개선됐지만, 여전히 기준치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반면 신용카드사의 대출태도는 –6으로, 두업권 대비 대출태도가 완화적이다.

이에 대해 한은 측은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은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높은 연체율이 지속됨에 따라 여신건전성관리 차원에서 대출태도 강화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업권의 여신잔액은 104조936억원으로 전년 대비 9.51%나 감소한 바 있다.

문제는 대출금리가 높아졌음에도 카드대출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1월 기준 카드사들의 카드론 잔액은 39조2121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나 증가했다.

특히 대환대출 잔액은 1조1245억원으로 일년새 54.4%나 급증했으며, 카드론 대비 금리가 높은 리볼빙 잔액은 7조5153억원으로 2% 증가하는 등 이른바 '빚으로 빚을 막는' 차주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대출한도를 줄이는 등 업계에서 대출취급 자체를 줄이는 분위기지만, 빚을 갚기 어려워진 고객들이 대환대출을 이용하며 카드론 잔액이 늘어난 부분이 크다"며 "실제 단기대출(현금서비스) 잔액은 큰 변화가 없다. 잔액 증가분에서도 대환대출 비중이 큰 편"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저축은행 등에서 대출수요가 넘어오면서 잔액이 늘어난 면이 있다. 이들 대부분이 신용등급이 낮아 금리가 높게 산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카드론 금리의 특성상 당분간 금리가 더 뛸 수 있다고 본다. 업계에서도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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