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정신아' 체제 카카오 윤곽···리더십 본격 시험대
[CEO&뉴스] '정신아' 체제 카카오 윤곽···리더십 본격 시험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음, '콘텐츠 CIC'로 사명 변경···신임 대표에 양주일
커머스 CIC 본사 직할 흡수···AI 전담 조직도 신설
정규돈 CTO 내정에 '회전문 인사' 비판도 이어져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 (사진=카카오)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 (사진=카카오)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카카오가 정신아 신임 내정자의 3월 말 공식 선임을 앞두고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정 내정자가 취임 전 본격적으로 경영 색깔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그의 리더십이 긍정적 평가를 이끌어낼 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정 내정자는 지난달 28일 임직원들과 소통하는 온·오프라인 간담회에서 새로운 카카오를 이끌어갈 임원진 내정자들을 소개했다. 

우선 포털 서비스 '다음'을 운영하는 '다음 CIC(사내 독립 기업)'의 사명을 '콘텐츠 CIC'로 변경하고 양주일 카카오톡 부문장을 신임 대표로 임명했다. 1975년생인 양 부문장은 한게임과 네이버, NHN의 계열사 대표직들을 거쳐 2021년 카카오에 합류했으며, 합류 후에는 카카오톡 지갑사업실에서 인증서, 전자문서, 이모티콘 등의 사업을 이끌었다.

정 내정자는 이번 '콘텐츠 CIC'를 통해 숏폼, 카페·스토리, 뉴스 등 카카오의 콘텐츠 서비스 강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5월 다음 사업 부문을 CIC로 분리한 후 미디어, 커뮤니티 서비스 등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카카오톡 쇼핑하기와 카카오쇼핑 라이브를 운영하는 '커머스 CIC'는 본사 직할로 흡수하기로 했다. 

커머스 CIC는 홍은택 카카오 대표와 남궁훈 전 대표 등이 거치며 카카오 그룹의 핵심 사업 부문으로 꼽혀왔다. 실제 카카오는 지난해 4분기 선물하기, 톡스토어 등 톡비즈 거래형 커머스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역대 분기 최대 영업익을 거두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CIC 분리는 재무·조직·인사 등 경영 전반의 독립권을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본사 흡수(직할)는 문어발 상장 등 그간 카카오가 지적받던 문제점에 대해 쇄신 의지를 드러냄과 동시에 주력 사업 강화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커머스 CIC 공동대표로 있는 이효진 카카오커머스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양호철 최고기술책임자(CTO)도 교체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정 내정자는 AI 전담 조직인 '카카오 AI(가칭)'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카카오가 네이버 등 경쟁사와 비교해 AI 사업이 늦춰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새로운 체제 아래서는 AI 전략을 가속화해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간 카카오는 필요 시 임시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AI 사업을 진행해왔는데, 'KoGPT 2.0' 등 AI 사업과 관련한 소식이 늦어지고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창사 후 처음으로 AI 관련 정규 조직을 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AI 전담 조직에 대한 인력 규모나 사업 방향성 등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부문장으로는 황유지 다음 CIC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된 사안이 없는 만큼 외부에서 AI 전문가를 영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카카오 신임 CTO에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를, COO(최고운영책임자)에는 강형석 디자인 부문장을 내정하는 등 핵심 간부진에 대한 인선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처럼 정 내정자가 취임 전부터 적극적인 경영 개선 움직임으로 리더십을 드러내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약간의 잡음도 들려오는 모습이다.

특히 도덕적 해이 논란을 낳고 지난해 2월 카카오뱅크를 퇴임한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가 다시 본사 CTO로 내정된 것을 두고, 인적 쇄신에 나서겠다는 카카오가 '회전문 인사'를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의 경우 지난 2021년 카카오뱅크 상장 직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해 보유 주식 11만7234주를 전량 매도하고 70억원이 넘는 평가 차익을 거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량의 주식 매도를 통해 주가를 크게 떨어트렸고, 소액 투자자들의 피해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카카오 노조는 "임직원들이 설문조사를 통해 경영진에 절대 있어선 안되는 것으로 사익 추구와 회전문 인사를 꼽았는데, 정 CTO 내정자는 모든 게 해당되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가 기술 경쟁력을 재확보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하는 과정에서 복잡한 카카오의 서비스와 기술을 이해하고, 제1금융권의 기술 안정성 수준을 구축하고 경험한 리더를 내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