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은 관대, 지급은 야박
가입은 관대, 지급은 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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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 신체 건강한 성인이라면 보험에 가입하기란 어렵지 않다. 이미 질병이 발생한 사례 등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웬만해서 보험사가 가입을 거부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박민규 기자 ©서울파이낸스
대다수  사람들은 보험영업을 하는 지인을 통해 보험가입을 권유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지인을 통해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많다.
일반적으로 지인을 통해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 꼼꼼한 가입심사가 이뤄지지는 않는다. 사인 몇번에 쉽게 가입이 완료되는 것이다.
이에 반해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때는 상황이 다르다. 전후사정을 꼼꼼히 따진 후 지급면제 사유를 철저히 살핀다.
고지의무에 위배되지는 않는지, 보험사기의 가능성은 없는지를 하나하나 따져본다.
물론 이같은 지급심사는 응당 이뤄져야 할 일이다. 지급심사를 꼼꼼히 하는 것은 보험사 경영악화를 막고 선의의 고객을 보호하는 효과도 있다.
문제는 가입할 때는 일단 매출을 올린다는 생각으로 이처럼 꼼꼼히 따지지 않으면서 심사할 때는 반대의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는 경우를 살펴보면 가입심사를 조금만 더 꼼꼼히 진행했다면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던 부분을 보험금 지급시에야 알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명의 고객이라도 더 가입시키면 일단은 매출이 오르므로 굳이 까다롭게 굴 이유가 없다고 여기는 것이다.
한마디로 들어가는 문은 넓고 나오는 문은 좁은 셈이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행태이기도 하다.
아무리 화장실에 들어갈 때 마음 다르고 나올 때 마음 다르다지만 이같은 관행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가입심사가 허술하게 이뤄진다면 일부 불량 고객 때문에 대다수 선의의 가입자들이 피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선의의 가입자들 역시 보험금 지급에 애로를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관행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입시에 철저한 심사가 이뤄졌다면 상대적으로 보험금 지급시엔 판단이 용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국내에서 대학에 입학하기는 어렵지만 졸업하기는 쉬운 상황과도 일맥상통한다. 비록 상황이 정반대긴 하지만 쉬워야 할 때 어렵고 정작 어려워야 할 때는 쉽다는 점에서 동일한 셈이다.
한 보험전문가는 “보험은 가입심사가 가장 중요하다”며 “하지만 국내 보험사들은 가입심사에는 관대한 반면 지급심사에 철저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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