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65세 이하 치매환자 10년 사이 3.6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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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환자 연구기반 구축 시급
CT·MRI·MRA 등 뇌 영상 검사로 진단
노인성 치매와 비교해 유전적 특징 가져
조발성 치매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사진은 뇌 영상검사를 받고 있는 환자 모습. (사진=부산 온종합병원)

[서울파이낸스 (부산) 강혜진 기자] 최근 65세 이전에 발병하는 조발성 치매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조발성 치매환자가 1만 7772명이었으나 2019년 6만 3231명으로 나타나 최근 10년 사이 3.6배나 증가했다.

흔히 65세 이상 노인 인구에서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진 치매가 요즘 들어 40∼50대로 발병 연령대가 젊어지고 있다는 거다. 이처럼 65세 이전에 발병하는 치매를 '조발성 치매'라 한다.

조발성 치매는 노인성 치매에 비해 진행이 빠른 편이다. 기억력 감퇴 같은 인지기능 저하뿐만 아니라 언어장애, 운동장애 등 임상 증상이 다양하므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조발성 치매의 진단은 자세한 병력 청취와 함께 신경학적 검사, 심리 검사, 뇌 영상검사 등을 통해 이뤄진다.

자세한 병력 청취를 통해 조발성 치매의 발병 시기, 증상의 진행 속도, 동반 증상 등을 파악한다. 신경학적 검사를 통해서는 인지기능 저하 외에 다른 신경학적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심리 검사를 통해 인지기능의 저하 정도와 일상생활 수행 능력도 평가한다.

뇌 영상검사는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 영상(MRI), 자기공명 혈관촬영술(MRA)을 통해 뇌의 구조적, 기능적 이상을 확인한다.

조발성 치매는 알츠하이머병이 원인인 경우가 많으며 전측두엽 치매, 혈관성 치매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젊은 세대에서 발생하는 알츠하이머는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뇌 기능이 저하돼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지난 2021년부터 조발성 치매의 원인 진단을 위해 전국 31개 병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조발성 치매환자 코호트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김은주 부산대병원 교수팀은 국립보건연구원으로부터 조발성 치매환자코호트 연구용역을 의뢰받아 수행한 결과 조발성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유전자를 새로이 규명했다.

전두측두엽치매의 한 아형인 '의미변이원발진행실어증' 환자로부터 기존에 밝혀지지 않은 유전인자 ANXA11의 새로운 병원성 변이(p.Asp40Gly)를 처음 발견했다. 의미변이원발진행실어증은 말하거나 쓰인 각각의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단어와 사물을 연결, 이름 기억 등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조발성 치매의 증상으로는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거다.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거나 기억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으며 단어가 떠오르지 않거나 말을 이해하는 데도 힘들어한다. 감정 기복이 심해지거나, 예민해지는 성격변화도 보이고 방향 감각을 상실하거나 길 찾는 걸 어려워하는 등 공간지각능력도 크게 떨어진다.

조발성 치매의 치료로는 약물치료와 비약물 치료가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나 NMDA 수용체 길항제 등의 약물을 사용한다.

비약물 치료로는 인지 재활 치료, 작업 치료, 언어 치료, 심리 치료 등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돕는다. 가족들에게 환자를 돌보는데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을 가르쳐 가족 간 유대를 강화함으로써 치료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조발성 치매를 예방하려면 평소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스트레스 관리 등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은 뇌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디지털 치매와 건망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지양해야 한다.

배효진 부산 온종합병원 뇌신경센터 과장은 "조발성 치매는 경제활동을 활발히 하는 연령층에 발생하므로 환자는 경력이 단절되고 피부양자들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사회·경제적 부담이 심각하다"며 "치매 관련 국내 연구는 대부분 노인성 치매에 치중돼 있어 조발성 치매에 대한 기본적인 역학특성과 인구학적 통계 등도 확립돼 있지 않다. 국내 환자의 유전적 특성 파악을 통한 연구기반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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