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인구 감소·실적 악화···'비대면 서비스' 강화 전략
금융 취약계층 소외 우려 "온라인 금융교육 늘려야"
[서울파이낸스 정지수 기자] 지방은행 영업점이 줄어들고 있다. 지역인구가 감소하고 실적이 악화하면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에 금융 소외계층에게 금융 문턱이 더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부산·BNK경남·전북·광주·DGB대구은행 등 5개 지방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지점 수는 611개로, 전년보다 7개 줄었다.
은행별로 보면 BNK부산은행과 광주은행의 지점 수는 지난해 145개, 124개로 각각 전년보다 5개, 3개 줄었다. BNK경남은행과 전북은행은 127개, 70개로 전년과 같았고, 대구은행은 143개로 1개 늘었다.
이러한 감소 추세는 최근 몇년동안 지속됐다. 2021년 말 5대 지방은행의 지점 수는 660개로, 2년동안 7.4% 급감했다.
같은 기간 5개 지방은행 영업(출장)소도 172개로, 1년 전보다 2개 감소했다.
부산은행은 66개로 전년보다 6개 늘었지만, △경남은행 28개(전년比 3개↓) △대구은행 58개(3개↓) △전북은행 16개(1개↓) △광주은행 4개(1개↓) 등 다른 지방은행들은 영업(출장)소도 줄였다.
지방은행들이 지점을 지속적으로 줄이는 것은 수익성 악화에 따라 비용을 절약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지방은행의 실적이 나빠지자, 지점에 들어가는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고정비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5개 지방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4358억원으로 전년(1조5500억원) 대비 7.4% 감소했다.
동시에 거점지역 내 여신 점유율도 낮은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거점지역 내 여신 점유율은 각각 28.5%, 24.9%였다. 대구은행과 광주은행(지난해 9월 말 기준), 전북은행(지난해 11월 말 기준)도 영업지역 내 대출 점유율이 30%를 밑돌았다.
이에 지방은행의 지점 감소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시중은행 전환을 앞둔 대구은행을 제외하고 부산·경남·전북·광주은행은 올해 지점 신설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방은행은 '비대면 서비스 강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점을 줄여 비용을 감소시킴과 동시에 디지털 등 비대면을 이용한 영업 기반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핀테크와의 협업을 통한 지방은행의 재기 가능성에도 기대를 하고 있다. 최근 광주은행과 토스뱅크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받아 공동대출 상품을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전북은행도 핀다와 손잡고 비대면 자동차 담보대출을 선보였다.
문제는 지방은행 고객의 대부분은 모바일 뱅킹 등에 익숙치 않은 고령층 인구의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비용 절약을 위해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면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이 더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디지털 취약계층에 대한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지방은행들이 온라인 금융교육을 늘리고 비대면 뱅킹 서비스의 편의성을 제고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실적이 악화한 상황에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은행 지점 수를 줄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지방은행이 수도권 영업 확대 뿐 아니라 디지털을 이용한 비대면 서비스를 늘리는 데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