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금리와 흐름 엇갈려···"고정 유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하단이 2%대까지 낮아지면서 변동금리와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고정금리를 찾는 차주의 비중이 늘어나는 가운데, 개별 상황에 따라 유불리를 신중히 따져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이날 기준 2.94~5.57%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의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 하단이 2.94%로, 약 3년 3개월 만에 2%대까지 떨어졌으며, 타 은행들의 경우 3%대 초반 수준을 보였다.
은행권의 주담대 고정금리가 내림세를 나타낸 것은 시장금리가 약세를 보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 당국이 고정금리형 주담대 확산을 유도하고 있는 데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 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앞서 당국이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일 것을 주문하면서 은행들은 금리 조정에 나선 바 있다. 여기에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지표로 사용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최근 하락 중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 20일 기준 3.486%로, 이달 초에 비해 0.279%포인트(p) 낮다. 올해 1월 3.820%에서 시작된 해당 금리는 지난 4월 3.976%까지 올랐다가 이달 들어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9일엔 3.451%로 연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주요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하단이 3.74%, 상단이 6.42%를 나타내는 등 고정금리보다 상하단 모두 1%p 가까이 높았다. 변동금리의 준거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지수)는 한 달에 한 번 발표되는데, 고정금리에 비해 시장 상황을 천천히 반영하는 특징이 있다.
지난 17일 발표된 5월 기준 자료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56%로 전월보다 0.02%p 상승했다. 6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것이다. 신규 코픽스는 지난해 12월부터 4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했었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가 엇갈리는 추세를 보이면서 대출을 받으려는 소비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은행권은 차주별 상황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엔 당장 변동금리에 비해 낮기 때문에 고정금리를 택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불안해하는 심리도 반영됐는데, 스트레스 DSR 제도 등을 감안했을 때 일단 고정금리를 택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