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 무더위+호우' 피해 막자···건설업계, 중대재해 예방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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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열질환자 작년보다 2배 증가···장맛비 예고에 대책 마련
대표이사‧CSO 등 현장 점검···안전 캠페인‧작업 환경 개선 
현대건설, 혹서기 현장 특별점검 실시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 황준하 CSO가 힐스테이트 회룡역 파크뷰 현장을 찾아 근로자들에게 수분 보충 음료 링티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올 여름 역대급 폭염과 폭우가 예고되면서 건설업계 비상등이 커졌다. 때이른 불볕 더위로 온열환자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장마철 집중호우까지 현장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정부도 건설업계에 폭염 및 호우대비 안전관리 가이드 특별대응 지침을 내린 가운데 건설사들은 혹서기 현장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3일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5월20일부터 6월23일까지 119구급대가 이송한 온열질환자 수가 26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16명)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로, 전체 온열질환자 중 약 10.8%가 공장 등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산업재해는 해마다 증가 추세(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2020년 13건‧18명 △2021년 19건‧25명 △2022년 23건‧24명)에 있다. 온열질환 산재 피해자 가운데 건설업 종사자는 35명으로, 전체 산업군에서 절반(52.2%) 이상을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1년 내 3명 이상의 열사병 환자가 발생하거나 사망자가 발생한 사업장은 처벌 대상이 되면서 현장 안전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여기에 기상청이 올 여름 폭염(최고 기온 33℃ 이상) 일수가 예년보다 많고, 장마 이후 전국적으로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돼면서 건설업체마다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먼저 주요 건설사들은 안전보건관리자를 중심으로 대응반을 구성하는 한편, 대표나 임원이 직접 현장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등 사고 예방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정훤우 안전보건책임이사(CSO)를 중심으로 안전보건센터 내 혹서기 비상대응반을 구성해 △일일 전국 현장의 기상 상황 모니터링 △폭염 단계에 따른 주의사항 안내 △온열질환 예방시설 구축상태 점검 등 상시 대응 체계를 마련했다. 

DL건설은 지난달 4일 CSO 주관으로 '안전보건 점검의 날' 행사를 열고 현장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집중기간을 선포했다. 열사병 예방 3대 기본 수칙인 △물 △그늘 △휴식을 확보하기 위한 DL건설만의 세부 운영지침 및 이행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오는 8월 말까지 온열질환 예방 집중기간을 운영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현대건설은 황준하 안전보건최고경영자(CSO) 주관으로 자체 시행 중인 혹서기 온열질환 예방 매뉴얼 이행 실태를 점검하고 온열질환 예방 활동 준수 등을 당부했다. 지난 4월부터 전 현장에 '온열 질환 예방가이드'를 배포해 여름나기 준비에 나선 GS건설은 5월부터 CSO를 포함한 안전점검부서 임직원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폭염과 호우대비 대책이 지침에 맞게 제대로 갖춰졌는지 점검을 진행 중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온열질환 사고 예방을 위해 김회언 대표이사, 조태제 CSO 등 경영진이 주관하는 혹서기 대비 특별안전 점검을 진행했으며, 한화 건설부문도 최근 김승모 대표이사를 비롯해 김윤해 CSO 등 경영진이 직접 각 현장을 방문해 안전점검에 나섰다. 호반건설은 온열질환 예방 활동과 장마철 안전관리를 위해 매월 대표이사가 현장을 점검하고 감성 안전 활동비를 추가 지원한다. 

(사진=포스코이앤씨)
포스코이앤씨가 혹서기 대비 근로자들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현장에 '찾아가는 건강케어'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이앤씨)

건설사별로 우기와 혹서기에 대비한 안전보건 캠페인과 현장 작업 환경 개선에도 한창이다. 현대건설은 이달 1일부터 9월 말까지 '온열질환 예방 혹서기 특별관리 기간'으로 지정하고, 여름철 근로자의 온열질환 사고 예방을 위해 3대 작업관리(물, 그늘, 휴식) 수칙을 중심으로 한 혹서기 매뉴얼 '3GO!(‘마시고! 가리고! 식히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여름철 기상이변에 대비한 기상특보 깃발, 전광판을 현장 곳곳에 설치하는 등 작업자 안전보건 의식도 강화하고 있다.

DL이앤씨는 폭염에 취약한 오후 시간대별로 중점 관리 사항을 담은 '건강한 여름나기 1.2.3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1시에는 고령자, 고혈압 소견자 등 더위에 취약한 근로자의 건강 상태를 살펴보고 2시에는 30분 동안 쿨링 타임 시간을 운영한다. 3시에는 시원한 음료, 화채, 빙과류 등을 제공한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태양광 이동식 근로자 쉼터인 'ECO & REST'를 개발해 근로자 휴게 여건 개선, 안전사고 예방 등 폭염에 취약한 지역과 전력 수급에 문제가 있는 현장을 대상으로 태양광 친환경 휴게시설 설치도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 △능동건강관리 프로세스 △찾아가는 건강케어 △시원한 음료 나눔 행사 △찾아가는 CPR 교육 등 다양한 혹서기 예방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매년 혹서기에 시행하는 근로자 건강 보호 프로그램 'HDC 고드름 캠페인'을 체감온도가 31도 이상일 경우 연중 상시로 발동할 수 있도록 확대 개편했으며, 현장 내 제빙기와 에어컨, 냉동고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고드름 쉼터’를 조성했다. 또 옥외 근로자들을 위한 아이스 조끼와, 차광막‧어닝 설치 등 작업 환경을 개선했다. 

GS건설은 혹서기 온열질환 예방 관리를 위해 폭염주의보 발효시에 전 근로자에게 보냉제품을 지급하고, 시간당 10~20분 휴식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폭염경보인 경우 옥외작업은 중지하고, 기온에 따라 옥내 일부 작업도 중지하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은 9월 15일까지 '폭염 대비 혹서기 특별관리기간'으로 지정, 물, 그늘, 휴식의 3대 수칙을 중심으로 근로자 건강 보호 및 온열질환 예방에 나섰다. 아이스크림 데이, 이온음료 제공, 혹서기 개인보호구(쿨스카프, 쿨토시 등) 지급행사 등 각 현장별로 진행되는 감성 안전 활동을 적극 장려하는 한편,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한 시설물 파손, 붕괴, 감전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해 배수로 정비, 굴착면 사면보강, 위험지역 출입통제, 전기 안전 점검 등 안전 관리를 강화했다. 

호반건설은 현장 근로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그늘이 없는 작업 공간에 차광막 설치를 확대하는 등 작업환경을 개선했다. 또 혹서기 낮 시간에는 10~15분의 휴식시간을 의무화하고, 얼음물, 간식, 음료를 제공하는 등 '찾아가는 온열질환 예방 활동'과 함께 근로자 체온과 혈압 측정 등 병원 검진 등을 지원하고 밀폐공간 질식사고에 대비한 긴급 구조 훈련 등을 실시했다. 

앞서 정부는 온열질환 예방가이드 및 호우·태풍 대비 사업장 조치사항 가이드 등을 발간해 건설현장의 안전관리를 당부한 바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제12차 현장점검의 날을 맞아 전국 건설현장, 물류·유통, 제조업 등 취약사업장을 방문해 폭염 및 호우·태풍에 따른 대응조치를 강조했다. 최태호 산재예방감독정책관은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냉방·환기시설, 휴게시설, 휴식시간 등을 세심히 점검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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