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금리 하락에도 웃지 못하는 카드사, 하반기 전망도 '먹구름'
조달금리 하락에도 웃지 못하는 카드사, 하반기 전망도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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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3.5%대 진입···연초 대비 0.5%p 가량 하락
고금리 장기화 여파···이자비용 2년새 두배 '껑충'
하반기 만기도래 채권만 15.5조, 차환시 891억↑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비용부담에 짓눌렸던 카드사들의 숨통이 틔였다. 올해 초 4%를 웃돌았던 여전채 금리가 3.5%대까지 하락하며, 자금조달 부담을 일부 완화시켰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에 비해 조달금리가 여전히 높은 데다, 저금리 기조에 발행했던 채권들의 만기가 속속 다가오면서 하반기에도 비용 상승세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 여전채(AA+, 3년물) 금리가 3.522%를 기록, 1분기 말(3.769%, 3월 29일)과 비교해 0.247%포인트(p)나 떨어졌다. 여전채 금리가 4%를 돌파했던 올해 초(1월 19일, 4.001%)와 비교하면 0.5%p 가량 낮아진 셈이다.

수신기능이 없어 대부분의 영업자금을 외부차입에 의존하는 카드사의 특성상 조달금리의 하락은 영업비용 감소로 이어진다. 지난해 불어난 이자비용에 시달렸던 카드사에겐 희소식이다.

다만 업권내 경계심은 여전하다. 높은 시장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며 비용부담 수준을 크게 높여놨기 때문이다.

실제 8개 전업카드사의 1분기 이자비용을 보면 △2022년(5329억원) △2023년(9078억원) △2024년(1조771억원) 등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8.6% 증가에 그쳤지만 이는 기저효과일 뿐, 2022년과 비교하면 102.1%나 급증한 셈이다.

이는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8개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70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2% 증가했다. 다만 지난 2022년 1분기(7913억원)와 비교하면 오히려 10.8% 감소하는 등 여전히 이자비용에 버거워하는 상태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은 여전채 금리 하락에도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특히 저금리 기조 하에 발행했던 채권들의 만기가 속속 다가오면서 비용부담이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통상 기존 회사채 등의 만기가 도래시 바로 상환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새로운 채권 등을 발행해 기존 채무를 상환(차환)하는 방식으로 만기를 연장한다. 이때 발행금리가 기존 채권의 발행금리보다 높은 만큼, 이자비용이 증가하는 구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4일 기준) 만기도래를 앞둔 카드채 규모는 15조5450억원으로, 해당 채권들의 평균 표면이율은 3.115%다. 지난해 4~5%대 단기채가 다수 발행됐음에도, 현재 금리 수준을 크게 밑돈다.

이를 지난달 발행된 카드채의 평균 표면이율인 3.688%로 차환한다고 가정하면, 단순계산으로 이자비용이 891억원 증가하게 된다. 이는 작년 하반기 8개사가 회사채 이자로 지출한 금액(1조3808억원)의 6.5%에 해당된다.

여기에 회사채 발행 비용과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특성 등을 감안하면, 조달금리 하락에도 당분간 이자비용 상승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소비자 혜택을 줄이고, 마케팅을 축소하는 비용절감 기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리가 내려가도 바로 반영되진 않는다. 금리가 갑자기 수직낙하하지 않는 이상 하반기에도 완만한 비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당분간 비용절감과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는 기조가 불가피해 보인다. 개인적으론 업권의 비용 안정화 시점을 빨라도 내년 초 정도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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