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과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양대 노조는 지난 11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중앙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을 막기 위해 화물기 운항승무원 전원 사직,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고발, 국민청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면담 요청 등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최도성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이날 회견에서 "노조는 직원들의 고용 및 처우를 논의하고자 대한항공 경영진과 접견을 시도했으나 그 어떠한 답을 주지 않고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대한항공이 대외적으로 100% 고용 승계를 약속했지만, 관련 문서 등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화물부문 분리매각 우선 협상대상자로 에어인천을 선정한 것과 관련해서는 "향후 대한항공이 화물부문을 독식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에어인천이라는 소규모 화물항공사를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대한항공과 경쟁이 될 수 없는 항공사를 선택함으로써 EU 집행위 기업결합 승인조건을 형식적으로 이행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조종사노조는 지난 8일 EU 집행위에 아시아나항공 화물부문을 에어인천으로 분리 매각하는 것에 대해 반대입장을 담은 서한을 발송했다고도 말했다. 최 위원장은 "EU 집행위가 화물부문 분리매각에 대한 노조의 반대 사유를 심도 있게 검토해 그 부당함을 정확히 인식하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불승인 결론 내어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는 또 "원 대표의 경우 올해 도입 예정인 A350 항공기 2대를 기업결합 전 대한항공에 이관, 연 수십억원의 영업이익을 포기했다"며 "이 과정에서 주채권단인 산업은행과 대한항공 경영진 관여가 명백하고, 이는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EU 집행위에 조사를 의뢰하고 원 대표를 배임으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아시아나노조 측은 제3자 매각을 주장했다. 권수정 항공노조 위원장은 "아시아나항공은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 직원들이 고통 분담을 통해 부채를 갚고 있다. 제3자 기업에 통매각을 통해 2개의 대형항공사가 경쟁하는 구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은 차입금 증가, 이자비용 상승, 2000%가 넘는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 지속악화로 독자생존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이미 3조6000억원 이상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아시아나항공에 추가 혈세 투입은 어불성설이며, 3자 매각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여러 차례 공언했던 것처럼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며 에어인천으로 이전할 직원들을 위해 고용과 근로조건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협상 중"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