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3995만~4850만원, 서울시서 사면 최저 3290만원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쾌적한 가속 성능, 널찍한 실내 공간, 풍부한 편의·안전 장비 등 수많은 장점으로 똘똘 뭉쳤다. 합리적인 가격까지 제시, 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을 뚫고 전기차 대중화를 선도할 저력을 과시한다. 지난 24일 서울에서 강원 속초까지 편도 200킬로미터(km)를 기아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3를 몰고 이동했다.
차체 바닥 면에 자리한 배터리 형식은 니켈·코발트·망간(NCM)이고, 용량은 81.4킬로와트시(kWh). 디지털 계기판을 확인하니 498킬로미터(km)를 갈 수 있었다. 제원상 전비는 km당 4.6kWh인데, 기아가 자랑하는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 3.0을 활성화하니 한때 km당 7.0kWh까지 올랐다. 이 시스템은 기아 전기차 제품군 중 최초로 반자율주행기술을 접목한 것이 특징으로, 센서를 통해 감지한 앞 차와의 거리 및 내비게이션 정보를 적극 활용해 차 스스로 감속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내비게이션 정보에는 △과속카메라 △좌우회전 △속도제한 △방지턱 등이 있다.
모터는 앞축에 물려 있고,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8.9킬로그램미터(kg.m)를 발휘한다. 1.8톤(t)에 육박하는 차체를 견인하기에는 충분했다. 가속은 매끄러웠고, 최고속도인 시속 173km까지 어려움 없이 나아갔다. 승차감은 부드러운 편이었으며,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이나 고속 주행 시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은 크지 않아서 좋았다. 흡음 면적을 넓힌 플로어 분리형 흡음 패드를 적용하고 유리 사이에 차음 필름 층을 삽입한 이중 접합 차음 유리를 적용해 소음을 저감했다는 것이 기아 측의 설명이다. 도착 후 남은 주행거리는 264km였다. 전비는 km당 6.6kWh. 기아에 따르면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걸리는 시간은 31분이다.
2700밀리미터(mm)에 이르는 축간거리를 갖춰서 그런지 실내는 기대 이상으로 넓었다. 2열 무릎·머리공간도 넉넉해 오래 앉아 있어도 불편하지 않았다. 가족용 차로 쓰기에 적당해 보였다. 2열 뒤로 마련된 짐 공간도 적당했다. 60:40 비율로 접히는 2열 좌석을 모두 접으니 부피가 큰 짐도 거뜬히 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보닛 아래 있는 앞쪽 짐 공간은 작았다.
1열 와이드 스크린의 사이즈, 그래픽 디자인은 작년 말 시승한 대형 전기 SUV EV9의 것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운전자에게 가장 필요한 애플 카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는 무선으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었다. 음악·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월 7700원에 구독할 수 있다고 기아는 설명했다. 챗 GPT를 활용한 인공지능 음성인식 시스템은 자연어를 지원,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다양한 정보를 신속·정확하게 제공했다. 내장재로는 직물이 많이 쓰였다. 기아 관계자는 "많은 분이 직물을 저렴한 내장재로 인식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단가도 비싸고, 무엇보다 따듯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이만한 내장재가 없다"고 말했다.
가격은 3995만~4850만원으로, 서울시에서 살 경우 최저 3290만원에 구매 가능하다. 기아는 올해 중 출고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차량가의 최대 60%를 만기 시점까지 유예해 월 납입금을 20만원대로 낮춘 E밸류 할부를 제공한다. 한편 EV3의 손상성·수리성 평가등급은 17등급이다. 자동차 보험료 측정에 필요한 이 등급은 1등급~26등급으로 구분하며, 등급이 높을수록 저속 충돌시 손상성·수리성이 우수함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