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철강재 범람···국내 철강사들의 가격 협상력 약화 초래
하반기 중국 경기 회복 부정적 전망, 전기료 인상 원가 부담 가중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지난 2분기 철강업계의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업계는 중국산 저가 철강재 공세에 시황 악화가 이어지며 업황 회복 시기 또한 불투명하다는 반응이다.
31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입 철강재의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만9000톤 줄어든 788만3000톤을 기록했다. 다만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7만6000톤 증가한 472만5000톤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이 자국 내 경기 침체로 인해 남는 물량을 저렴하게 밀어내기식 수출로 돌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 철강재의 상반기 평균단가는 톤당 863달러로 월별 평균적으로 800달러 중반대 가격을 형성했다. 같은 기간 세계 철강재의 평균단가는 톤당 977달러로 최고 1047달러까지 기록했다. 이 시기 국내 철강재의 평균단가는 톤당 2570달러로 중국 철강재보다 세배 가량 높은 수준을 형성했다.
저가의 수입 철강재들이 범람하자 국내 철강사들의 가격 협상력이 약화됐다. 최근 철강사들과 조선업계 간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 또한 조선업계가 승리하며, 가격 인하 결정됐다. 후판 가격 협상은 상·하반기 두 번 진행되는데 상반기 협상은 통상 3월에서 4월께 마무리된다. 그러나 올해 협상은 실적 부진을 이유로 철강사들이 가격 인상을 요구하며 난항을 겪었다.
실제 국내 주요 철강사들의 지난 2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나는 등 저조한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포스코홀딩스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취임 후 받은 첫 성적표로, 실망스러운 결과를 받았다.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75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3% 하락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 하락한 18조5100억원이다. 현대제철도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8.9% 감소한 98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5.4% 준 6조414억원이다.
올가을 중국의 경기 회복에도 부정적인 전망이 다수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철강 원가의 10% 수준에 차지하는 전기 요금 인상 예고에 철강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황 개선을 위해서는 중국의 수요 회복이 관건이나, 중국 철강의 내수 부진으로 수출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며 "하반기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수요 회복 시기는 불투명한 상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