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용 갤럭시 AI 기대···에코시스템 강화될 듯"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가 애플 비전 프로에 대항할 XR 기기를 내년 초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AI를 어떻게 XR 기기에 도입시킬지 벌써 주목하고 있다.
7일 샘모바일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0월 개발자용 XR 헤드셋을 출시한다. 이어 소비자용 XR 헤드셋은 내년 3월 정식 출시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갤럭시 언팩에서 퀄컴, 구글과 XR 기기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협력에 따라 업계에서는 구글이 XR 전용 OS를, 퀄컴이 XR 기기용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삼성전자가 디바이스를 전담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S24부터 AI 기능을 전면에 앞세워 모바일 디바이스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했다. 이어 지난 7월 출시한 갤럭시Z폴드6와 Z플립6에도 갤럭시 AI를 적용했다. 또 갤럭시북4 프로와 갤럭시워치7 등 에코시스템 전반으로 갤럭시 AI 적용을 확대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모바일 디바이스 전반에 갤럭시 AI 적용을 확대하면서 XR 헤드셋에도 갤럭시 AI가 적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샘모바일은 갤럭시 AI가 사용자와 혼합현실(MR)의 경계를 낮추고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더 몰입감있게 구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가상 키보드를 활용한 콘텐츠 생성과 편집이 더 자연스러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애플 비전 프로는 디지털 콘텐츠와 물리 세계를 조화시킨 '공간컴퓨터' 기술을 선보였다. 빈 공간에 키보드를 구현하는 '가상 키보드'가 공간 컴퓨팅의 대표적인 예시로 손꼽히고 있다. 여기에 갤럭시 AI가 적용될 경우 상호작용이 개선돼 디바이스 사용에 몰입감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애플이 AI 경쟁에서 후발주자인 만큼 비전 프로에 AI 기능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9월 애플은 아이폰16 출시와 함께 자사의 AI 혁신 기능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아이폰16에는 생성형 AI 기반 이미지· 편집과 콘텐츠·이미지 제안, AI 비서 시리 업그레이드 등이 포함됐다. 비전 프로에 AI가 접목된다면 공간 컴퓨팅 기술이 더 매끄러워지고 사용경험도 더 개선될 전망이다.
이 밖에 샘모바일은 삼성전자 XR 헤드셋이 회사의 다른 모바일 디바이스와 연속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애플 비전 프로의 경우 비전OS가 iOS와 호환이 되지 않아 아이폰, 아이패드와 비전 프로의 연결성이 떨어진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비전 프로는 출시 초창기만 해도 넷플릭스나 유튜브, 스포티파이 등 주요 플랫폼의 비전OS 버전이 출시되지 않아 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현재는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앱을 비전 프로에서 사용할 수 있다.
또 삼성전자가 최근 헬스 플랫폼에 AI를 접목해 고도화를 꾀하는 만큼 XR 헤드셋도 헬스 플랫폼 사용이 자연스럽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편안한 착용감과 무게가 우선시돼야 한다. 비전 프로는 디바이스 무게가 600g으로 배터리를 포함하면 거의 1㎏에 이른다.
삼성전자 XR 헤드셋이 업계 전망대로 내년 3월 출시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 비전 프로와 경쟁할 수도 있다. 비전 프로는 애플이 지난해 6월 공개한 XR 헤드셋이다. 애플 M2 SoC(시스템온칩)과 16GB LPDDR5 SD램이 탑재됐다.
한편 비전 프로는 지난해 6월 미국 출시 이후 출시 국가를 점차 늘려가고 있으나 한국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최근 한국을 아이폰 1차 출시국으로 반영한 만큼 조만간 비전 프로도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