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애플 비전 프로가 미국 내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글로벌 출시를 앞둔 가운데 이와 경쟁할 제품의 출시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와 퀄컴, 구글이 힘을 모은 'XR 동맹'이 비전 프로에 이어 새로운 XR 헤드셋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중국 화웨이가 이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생겼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메이주의 전 최고마케팅책임자(CMO)였던 리난 앵그리먀오 CEO는 최근 자신의 웨이보에 "화웨이가 비전 헤드셋을 개발하고 있다. 가격은 약 1만5000위안(약 276만원)"이라고 밝혔다. 리난 CEO는 화웨이 비전 헤드셋 추정 이미지와 함께 이 헤드셋이 자체 칩셋을 사용하고 소니 4K 마이크로 OLED를 탑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출시 시기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디스플레이가 6개월 이내에 출하될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역시 XR 헤드셋을 올 연말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각에서는 2025년 출시 가능성도 예상하고 있다. 애플 비전 프로의 깜짝 흥행 영향으로 삼성전자가 XR 헤드셋 제품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출시 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이달 초 미국에서 출시된 비전 프로는 사전예약 처음 3일 동안 최대 18만대 가량 판매하면서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콘텐츠 부족과 유튜브,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등 킬러앱 미탑재, 높은 가격 등이 장애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를 극복하고 판매 호실적을 거둔 것이다. 특히 미국 외 지역에서는 리셀가가 기존 출가가의 3배인 1200만원대에 판매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애플은 올 상반기 중 비전 프로의 글로벌 출시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IT매체 맥루머스는 최근 비전 프로가 4~5월 중 중국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블룸버그는 영국와 캐나다를 다음 출시 국가로 논의하고 있으며 이후 프랑스, 독일, 호주, 중국, 홍콩, 일본과 한국 등에 출시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비전 프로를 중심으로 한 본격적인 글로벌 XR 시장 확대는 올 하반기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여기에 비전 프로가 미국에서, 화웨이 비전 글라스가 중국에서 시장을 선점하고 나선다면 삼성전자의 XR 헤드셋은 후발주자로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 

특히 높은 가격과 콘텐츠 부족에 대한 인식이 강해 초반 점유율 확보가 중요하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기존 스마트폰처럼 교체주기가 2년이 아니라 그 이상이 될 수 있고 콘텐츠가 원활하게 확보되지 않는 만큼 폭발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적다.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 초창기에 삼성전자가 선봉장에 서고 화웨이가 후발주자로 나서면서 시장을 키웠다. 세 번째 사업자는 초기 사업자가 차지한 점유율을 비집고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퀄컴은 지난해 말 XR헤드셋 전용 AP래곤XR2+ 2세대를 공개했다. 스냅드래곤 XR2+ 2세대는 지난 해 10월 공개된 스냅드래곤 XR2 2세대 기반으로 CPU 작동 클록은 최대 20%, GPU 작동 클록은 최대 15% 높여 성능을 강화했다.

투사 가능한 해상도는 가로축 기준 최대 4000 화소로 초당 90프레임으로 표시되는 4K 콘텐츠를 소화할 수 있다. 주위 사물을 인식하는 카메라는 12개 이상 탑재 가능하며 온디바이스 AI를 이용해 사용자 및 움직임, 주변 환경을 쉽게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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