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가이드] "우리 영화사 정상영업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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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째 적자 보는 CJ ENM 영화사업···'베테랑2'·'하얼빈'으로 반등 기대
'베테랑2' 메인 포스터와 '하얼빈' 인터내셔널 포스터. (사진=CJ ENM)
'베테랑2' 메인 포스터와 '하얼빈' 인터내셔널 포스터. (사진=CJ ENM)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CJ ENM이 최근 영화로 돈을 벌어본 것은 2022년 9월 7일 개봉한 '공조2: 인터내셔널'이다. 이 영화 이후 개봉한 CJ ENM의 모든 영화들은 국내 극장가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미국에서 제작한 '패스트 라이브즈'가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순항하며 성공적인 결과를 거뒀지만, 국내에서는 12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CJ ENM의 적극적은 홍보를 고려한다면 다소 아쉬운 결과다. 그리고 '외계+인'이나 '더 문'이 워낙 크게 적자를 본 덕에 웬만큼 흑자를 보지 않는 이상 CJ ENM의 영화사업이 부활했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때 '기생충', '극한직업'으로 대한민국 1등 영화사의 자존심을 지켰던 CJ ENM은 이제 영화사업을 접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놓여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CJ ENM은 영화사업에서 손을 떼더라도 방송과 유통, 음반, OTT 등 여러 사업들이 건재하다. 영화사업을 접어도 CJ ENM 기업 자체가 흔들리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그저 대형 영화사(영화사업부문) 하나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뿐이다. 

이처럼 위기에 몰린 CJ ENM에게 올해 하반기는 대단히 중요한 시기가 됐다. '베테랑2'와 '하얼빈' 등 대작 영화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 같았다면 이들 영화는 '천만은 깔고 가는 영화'라고 이야기 했겠지만, 영화사업의 지형도가 바뀐 상황에서 마냥 흥행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올해 9월은 '공조2: 인터내셔널'이 개봉한지 딱 2년째 되는 날이다. 2년 동안 돈을 벌지 못한 CJ ENM의 입장에서 '베테랑2'와 '하얼빈' 마저 돈을 벌지 못한다면, 이들은 영화사업의 미래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베테랑2'. (사진=CJ ENM)
'베테랑2'. (사진=CJ ENM)

'베테랑2'는 2015년 개봉한 '베테랑'의 후속편으로 류승완 감독이 연출하고 황정민과 오대환, 장윤주, 오달수, 김시후 등 전편의 주역들이 그대로 합류한다. 정해인, 안보현, 현봉식 등 새 얼굴들도 대거 합류했다. 9월 13일로 개봉일을 확정짓고 추석 연휴 극장가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5월 제77회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처음 공개된 '베테랑2'는 현지에서 이야기의 호불호가 갈라졌다는 반응이다. 전작이 서도철 형사(황정민)와 조태오(유아인)의 대결 구도로 권선징악의 카타르시스를 관객에게 선사한 것과 달리 주인공들이 모두 경찰로 등장해 전편과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전편의 카타르시스를 기대한 관객에게는 다소 당혹스러운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베테랑2'의 영어제목은 'Veteran 2'가 아닌 'I, the Executioner(나, 사형집행인)'이다. 이는 전편과 연결고리를 두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류승완 감독의 액션영화인 만큼 액션 장면 만큼은 호불호가 없이 만족스럽다는 게 현지 반응이다. 해외 평점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 기고한 일부 비평가들은 '베테랑2'에 대해 "인물 묘사가 다소 부족하지만, 매우 역동적이고 자신감이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베테랑2'의 제작비는 130억원으로 손익분기점은 350만명이다. 전작의 관객수가 1341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손익분기점 돌파는 무난해보이지만, 그동안 CJ ENM의 실패를 고려하면 '팬데믹 이후 CJ ENM 첫 천만영화'의 타이틀은 가져가야 안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얼빈' 예고편 캡쳐. (사진=CJ ENM)
'하얼빈' 예고편 캡쳐. (사진=CJ ENM)

CJ ENM의 또 다른 대작영화인 '하얼빈'은 9월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는 만큼 곧 개봉일을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개봉방식을 고려하면 올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이나 내년 초 설 연휴를 앞두고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 

'하얼빈'은 '내부자들'과 '남산의 부장들'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등이 출연한다. 

CJ ENM 입장에서는 2022년말 개봉한 뮤지컬 영화 '영웅' 이후 다시 한 번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영웅'은 인기 뮤지컬 공연을 원작으로 한 만큼 개봉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으나 327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 350만명을 넘기는데 아깝게 실패했다. 

'하얼빈'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존경하능 위인 안중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느와르 영화의 장르적 색채를 입혀 눈길을 끌고 있다. 역사적 사건을 마주한다는 비장함에 더해 장르영화의 재미까지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J ENM은 '베테랑2'와 '하얼빈' 외에 10월에 '악마가 이사왔다'를 개봉한다. 9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엑시트'의 이상근 감독이 연출하고 임윤아, 안보현이 출연하는 로맨틱 코미디다. 대작 영화들 사이에 개봉하는 이 영화는 의외의 복병이 될 수도 있다. 

CJ ENM은 올해 상반기에 '외계+인 2부'와 '도그데이즈', '패스트 라이브즈'가 개봉했다. 또 지난 7월에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가 개봉했으나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2년쨰 적자를 보는 CJ의 영화사업에 올 하반기는 말 그대로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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