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90원을 돌파하며 약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견조한 미국 경제와 트럼프 리스크 등으로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역외를 중심으로 달러 매수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 전장 대비 8.5원 오른 달러당 1388.7원에 마감했다. 특히 장중 1390.4원까지 상승, 지난 7월 19일(1390.5원, 장중)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해당 상승세에 대해 시장에선 다소 이례적으로 평가한다. 최근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주요 이벤트가 부재한 가운데, 달러인덱스가 약 3개월 반 만에 104pt를 돌파하는 오름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달러 강세의 핵심은 미국 대선 불확실성으로 추정된다. 미국 대선을 약 2주 가량 앞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약한 대규모 관세 부과와 감세 등으로 미국의 재정적자가 확대될 경우 대규모 국채발행이 불가피해지며, 이는 달러의 강세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9월 비농업 고용 서프라이즈를 비롯, 예상보다 견조한 미국 경기 지표 역시 영향을 미쳤다. 특히 다음주 발표되는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3%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국 금리인하 속도도 더뎌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선물시장에 반영된 올해 추가 인하폭이 0.5%p까지 좁혀진 상태다.
삼성전자 중심의 외국인 매도세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3918억원 어치를 순매도 했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이탈이 가속화되며 원화 약세를 부추겼단 설명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연구원은 "수급쪽 영향이 크다. 오늘 전체적으로 장이 가벼웠다"며 "그간 수출업체의 네고가 환율 상승을 억제했는데, 오늘 거래량이 줄면서 튀어오른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달러가 약해지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확대됐다"며 "역외에서 매수가 강하게 들어온 부분도 있고, 최근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매도도 영향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