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대형건설사 '구조조정‧부도 썰' 도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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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대형사 2곳 부도 예정", "A건설 구조조정" 지라시 속출 
"예산 삭감, 희망퇴직 등 했지만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 없다"
올해만 25곳 부도···"건설경기 불황 탓에 흉흉한 소문 도는 것"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지난 2022년 10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자금 경색 우려 이후 2년째 건설업계에서는 '위기설'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시공평가순위 16위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이후 더욱 거세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잊을만하면 대규모 구조조정, 희망퇴직 실시, 긴축 경영 등을 단행하고 있다는 이른바 '썰'들이 나돌고 있다. 건설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건설업계 수익성이 악화하고 재정 위기를 겪는 건설사들이 늘어난 탓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추석 연휴를 전후로 '대형 건설사 A 구조조정설' 'B 대기업 그룹사의 전 계열사 구조조정' '10월 이후 태영건설 이상급 대형 건설사 2곳 부도 예정' 등 흔히 말하는 찌라시(소문을 적은 쪽지)가 돌았다. 최근에는 '대기업 연쇄 구조조정' 목록이 돌면서 여러 대기업은 물론, 대형 건설사 몇 곳의 이름도 거론된 바 있다.

실제 이 목록에는 올해 초 희망퇴직을 단행한 대우건설과 현재 긴축 경영을 실시 중인 한화 건설 부문을 포함한 한화그룹이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되면서 썰의 신빙성을 더했다. 이처럼 찌라시들이 지속적으로 나돌자 실제 거론된 건설사 등을 대상으로 진위를 확인해 봤다. 모든 건설사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나섰다. 최근 장기화하는 경기 불황에 따라 예산 삭감이나 긴축 경영 등을 시행하긴 하지만 인력 구조조정 등을 시행할 만큼 어려운 상황은 아니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찌라시에 관련된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예산을 삭감하고 긴축 경영을 시행하고 있지만 이야기처럼 인력 감축이나 희망퇴직 시행, 구조조정 등 이야기까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도 "지금 같은 시기에 구조조정을 한다고 하면 회사에 문제 있는 것 아니냐고 난리가 나는데 지금 상황에서 구조조정을 하겠나"라며 펄쩍 뛰기도 했다. 

이 같은 이야기들이 잊힐만하면 다시금 거론되면서 주기적으로 나오는 배경으로는 바로 앞서 건설사 관계자가 말한 '지금같은 시기'에 있다. 현재 건설경기 불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라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으로 원자잿값이 폭등한 반면 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주택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재정 위기를 겪으며 부도가 나거나 폐업하는 건설사들도 속출하는 상황이다.

실제 올해 들어 10월(이날 기준)까지 전국에서 부도난 건설업체는 총 25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2곳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부도난 곳들은 금융결제원이 공시하는 당좌거래 정지 건설업체로, 당좌거래정지 당시 폐업 또는 등록 말소된 업체는 제외한 수치다. 이들 업체를 면허별로 보면 △종합건설사 9곳 △전문건설사 16곳 등이다. 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종합건설사 6곳 △전문건설사 6곳보다 증가했다.

부도뿐 아니라 건설사 폐업도 증가 추세다. 올해 1~9월 누적 종합건설사 폐업 신고는 357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94건과 비교해 21.42%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전문건설사 폐업 신고도 1427건에서 1536건으로 7.63% 증가했다.

업계는 갈수록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향후 전국 주택사업 경기마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탓이다. 특히 비수도권의 주택 가격 회복이 늦어지면서 연말 자금난 등으로 인해 비수도권 건설업체 상황이 더 어려워 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집계 결과를 보면 이달 전국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6.1포인트(p) 하락한 81.6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지역별로는 수도권은 102.9에서 107.4로 상승한 반면 비수도권은 84.5에서 76.0으로 떨어졌다.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주택 사업자가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0~85 미만'은 하강 국면으로, '85~115 미만'은 보합 국면으로, '115~200 미만'은 상승 국면으로 각각 해석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 상황이 지속되고 건설업계 전반에서 수익성이 악화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작은 지방 중소형건설사들의 폐업이나 부도도 잇따라 이어지는 만큼 업계에도 흉흉한 소문들이 확대 재생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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