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전화·전화 대신 받기 기능도···"단기간 B2C 수익화 고려 않아"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ixi-O)'의 공식 출시를 밝히며 AX(인공지능 전환) 컴퍼니 전환에 속도를 낸다. 회사는 오는 2028년까지 AI 투자에 최대 3조원의 투자를 단행할 방침이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7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객에게 직접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LG유플러스가 AI에 접근하는 방식"이라며 "연 4000억~5000억원 가량의 AI 투자를 지속할 예정으로, 오는 2028년까지 누적 투자 금액은 누적 2조~3조원이 될 것"라고 말했다.
그는 LG유플러스가 그간 추진해오던 'AX(인공지능 전환) 컴퍼니'를 '기술이 아닌 고객 가치를 제공하는 회사'로 정의하고 핵심 추진 전략을 '고객 중심'과 'AI 최적 조합(Orchestration)'을 꼽았다.
황 대표는 "AX 컴퍼니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빠르게 반영하는 고객 중심의 사고가 가장 우선돼야 한다"며 "디테일한 요구를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실력 있는 파트너와 협력도 필요하지만, 협력을 실현할 수 있는 자체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다. 여러 모델과 시스템 중에서 가장 적절한 조합을 선택하고 결합해 안정적으로 운영·관리하는 AI 최적 조합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이같은 AX 추진 전략의 일환으로 그간 많은 관심을 모았던 AI 통화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ixi-O)'를 이날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익시오는 LG유플러스가 자체 개발한 AI 통화 서비스로 △전화 대신 받기 △보이는 전화 △실시간 보이스피싱 감지 △통화 녹음 및 요약 기능 등을 온디바이스(On-device) 환경에서 제공한다.
이 중 '실시간 보이스피싱 탐지'는 AI가 통화 내용을 분석해 보이스피싱 위험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통화를 종료할 수 있도록 경고하는 기능이다. 스팸 등록 전화번호가 아닌 통화 내용을 기반으로 보이스피싱을 탐지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확보한 보이스피싱 음성 신고 데이터와 실제 피해 데이터를 학습 했다.
'전화 대신 받기'는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나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싶지 않을 때 AI가 전화를 대신 받아 상대와 대화를 이어가는 기능이다. '보이는 전화'는 통화 내용을 AI가 즉석으로 텍스트 변환해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준다. '통화 녹음 및 요약' 기능은 음성 데이터가 서버를 거치지 않아 보안 상의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익시오를 중심으로 '고객에게 딱 맞는 연결 경험'을 제공하는 '퍼스널 AI 에이전트' 생태계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해 사업을 고도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황 대표는 "LG AI 연구원의 '완성도 높은 모바일 에이전트를 위해 익시젠(ixi-GEN)' 활용은 물론 구글 제미나이(gemini)' 등 다양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며 "빅테크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협업하고 LG유플러스가 통신회사의 강점을 살린다면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이번 익시오를 비롯한 AI B2C(기업-소비자 간거래) 사업의 수익화는 단기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현재 서비스로 고객에게 수익을 확보하는 것보다는 가치를 높이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B2C 사업을 수익화하는 건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다만 B2B는 상황이 다르다. AIDC(인공지능 데이터센터)나 AICC(인공지능 컨택센터)에서 각종 에이전트 서비스로 확장하고 수익화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년 안에 최소 100만 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궁극적으로는 모든 사용자가 사용하게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익시오는 현재 경량화 문제로 아이폰 14이상, iOS17 이상의 운영체제에서 이용 가능하다. 안드로이드 버전의 경우 가급적 삼성 갤럭시의 새로운 시리즈 출시 시점에 맞춰 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