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없어진다···패션업계, '시즌리스' 전략으로 위기 극복
사계절 없어진다···패션업계, '시즌리스' 전략으로 위기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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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름이 4월부터 11월까지 갈 것"
사계절 구분이 없는 시즌리스 전략 내세워
소비 심리 자극 프로모션과 노년층 공략 필요
서울시 한 매장에 옷이 전시돼 있다. (사진=권서현 기자)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패션업계가 사계절 구분 없이 시즌리스(seasonless)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상기후로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며 날씨 예측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패션업체들이 부진을 겪고 있다. F&F는 작년 매출 1조8960억원, 영업이익 450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4.2%, 18.3% 하락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작년 매출 2조40억원, 영업이익 17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2.3%, 12.4% 감소했다. 반면, LF는 매출 1조9577억원, 영업이익 1277억원으로 각각 3%, 122% 증가하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이는 패션 부문보다는 금융 부문의 실적 덕분이었다.

업계는 부진의 원인으로 경기 불황과 이상 기후를 꼽고 있다. 통계청의 '2024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산업생산 지수는 113.6(2020년=100)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으나, 소매판매액은 2.2% 감소하며 내수 소비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날씨 전망의 경우 작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해동 계명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올해는 3월부터 따뜻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작년에 '우리나라 여름은 4월부터 11월까지 지속된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올해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간절기가 사라지고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자, 패션업계는 계절 구분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코오롱FnC의 남성복 브랜드 헨리코튼은 '패디드 디테처블 헌팅 점퍼'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패딩 이너를 기온에 맞게 탈부착할 수 있어, 두 가지 방식으로 입을 수 있다.

LF는 SS 시즌 상품 출시 시점을 2월에서 1월 중순으로 앞당겼고, 일부 브랜드는 2월 말부터 반팔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또한, 시즌에 관계없이 입을 수 있는 시즌리스 아이템인 맨투맨과 셔츠 등의 판매를 강화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여름 상품 비중을 늘리고, 기능성과 실용성을 갖춘 여름 소재의 의류 개발에 집중해 경쟁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세정은 '올리비아로렌·데일리스트'와 '인디안' 등 모든 브랜드에서 간절기에 활용할 수 있는 아우터와 이너를 선보였다. 최근 봄 시즌 중 추위가 이어지는 '콜드 스프링' 시즌을 겨냥해 점퍼와 경량 패딩을 출시했다.

특히, 업계는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소비 심리를 자극한다는 방침이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기존에는 겨울이 패션업계의 호황기였지만, 이제는 사계절을 나누는 것이 어려워졌고, 내수 부진으로 실적이 목표를 밑돌고 있다"며 "계절 구분을 유연하게 하고,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 심리를 자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불황에 따른 가격 조정과 상품 기획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고령화 사회에 맞춰 노년층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불경기와 불안정한 정세에 맞춰 가격을 적절히 조정하고,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상품 기획이 중요하다"며,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젊은 층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노년층은 패션에 대한 관심이 적기 때문에 연령별 인구 분포를 고려할 때 업계가 긍정적인 전망을 갖기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년층을 타깃으로 한 전략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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