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백화점의 '배짱' 상혼 '3천만원짜리 상품권'
L백화점의 '배짱' 상혼 '3천만원짜리 상품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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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극심한 불경기로 그 어느해 보다 스산한 연말, 그런데 한 백화점이 연말 연시를 겨냥해 '3천만원짜리' 상품권 세트를 내놓았다. 이름은 ‘비즈 에디션’. 과거 상품권이 거래처 선물용이나 로비용으로 주로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음성적인 용도로 악용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3천만원이라는 단위가 특히 놀랍다.

3000만원짜리 상품권 패키지는 50만원짜리 60장, 30만원짜리 100장, 10만원짜리 300장으로 구성됐다. 기존 상품권 중에서 최고액권은 1000만원짜리였다.

롯데백화점은 3000만원짜리 상품권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80만∼100만원 상당의 노트북(삼성전자 센스 넷북)을 사은품으로 증정하고 롯데백화점의 모든 점포에서 3개월간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주차권을 추가로 준다. 3천만원짜리 상품권 세트는 판매 열흘 만에 3개가 팔려 나갔다.

기업체에서 직원들에게 연말, 명절 선물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프로모션을 준비하게 됐다는 게 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과연 그렇게만 쓰일까? 10만 원권 상품권도 로비나 뇌물용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은 현실을 감안할 때 고액 상품권 판매가 어떻게 쓰일지에 대한 의구심을 좀처럼 지우지 못하는 게 대다수 시민들의 반응이다. 뇌물과 같은 나쁜 용도로도 사용될 소지가 충분하다는 것.

기업에 대한 투명성 요구조차도 일종의 규제로 인식되는 작금의 분위기. 고액 상품권의 대량 매집은 기업의 뇌물 관행을 부추기고 투명성을 저하시킬 가능성은 충분하다. 더구나, 내년부터는 기업의 접대비 한도는 물론, 실명제, 그리고 내역까지도 폐지한다고 한다. '제2의 공황'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니, 기업의 투명성은 뒷전일 수 밖에 없고 내수진작을 위해 이같은 고육책이 등장하는 것이 아주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업의 상혼까지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해서야 되겠는가 하는 안타까움을 지우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신세계와 현대 등 다른 백화점들도 고액 상품권 판매를 생각하지 않았던게 아니라고 한다. 이들 백화점들은 비판 여론에 부담을 느껴 올해엔 고액상품권 판매를 포기했다고 한다. 롯대백화점의 '배짱'(?)이 놀라울 뿐이다.  

한편,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설에 1000만원짜리 상품권 2500장을 판매해 250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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