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 ATM/CD 도입에 290억 투입
우정사업본부, ATM/CD 도입에 290억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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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535대 도입…ATM업계 ‘가뭄에 단비’
신권감별 부품 재활용 여부가 쟁점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은행들의 잇단 ATM 도입 축소에 고심하던 ATM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가 ATM/CD기를 2,535대(290억원 규모) 도입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ATM업계로서는 ‘가뭄에 단비’ 격이다.

6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2003년 도입한 자동화기기 2251대(ATM 268대, CD기 1983대)가 노후화 됐다는 판단 아래 이를 모두 교체하는 동시에 284대를 신규 도입하기로 했다. 총 2,535대에 이르는 규모다. 이 같은 규모는 우정사업본부가 보유 중인 전체 ATM/CD기(ATM 1,512대/CD기 3,691대 = 총 5,203대)의 48.1%에 해당한다. 금액으로는 290억원에 달한다. 금융회사 중에서는 올해 우정사업본부를 제외하고는 농협만이 상·하반기로 나눠 ATM을 도입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걸림돌이 남아있다. 신권 감별 부품의 재활용 여부다. 우정사업본부가 교체할 예정인 ATM에는 지난 2006년 말 신권 감별 부품이 도입돼 있다. 신권 발행에 따라 입출금이 가능하도록 ATM의 감별 부품을 업그레이드 한 것이다. 당시 대당 1,000만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금액이 투입됐다.

정부기관의 경우 보통 ATM을 5~6년가량을 사용한 후 교체한다. 지난 2003년 도입한 ATM은 올해로 만 5년을 넘겼기 때문에 교체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 반면, ATM에 도입된 신권 감별 부품은 이제 겨우 3년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교체를 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 우정사업본부의 입장이다.

우정사업본부 금융정보화 정원주 사무관은 “정부기관이 장비를 도입하면 6년은 쓰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하지만 신권 감별 부품은 이제 겨우 3년밖에 안됐기 때문에 교체하기 보다는 다시 재활용해 사용하는 것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신권 감별 부품 재활용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비용 절감 규모가 3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부기관의 경우 도입한 장비를 담보로 잡아 리스사로부터 돈을 빌린다. 이 돈을 매년 ATM업체에게 지불하는 식이다. 지난 2006년 ATM업체로부터 신권 감별 부품을 공급받은 후, 리스사로부터 갚아야 할 돈이 30억원이 남았다는 얘기다. 부동산 담보로 대출을 받은 후, 일정기간 돈을 갚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설사, 이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ATM 도입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도 높다. 5만원 고액권 발행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ATM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1월말~2월초에 5만원 테스트권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되면, 개발에 최소한 3~4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아무리 빨라도 2분기에나 고액권 ATM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상반기에 입찰이 이뤄질 수 있지만, 도입 시기는 2분기 이후에나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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