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KTF 합병…20조 공룡기업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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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 13년만의 귀환…SKT 거센 추격 따돌려
경쟁업체, ‘KT 시내망 분리’ 전제조건으로 요구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KT가 자회사인 KTF와의 합병을 이사회에서 결의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 합병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이변이 없는 한, KT와 KTF와의 합병은 기정사실이 된 셈이다. 이에 따라 KTF는 13년만에 모회사인 KT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안팎의 한계가 합병 이끌어
최근 KT와 KTF가 국내 안팎에서 한계에 부딪힌 점은 이번 합병을 이끌어낸 주요인이 됐다. 국내 통신 시장의 경우 유무선 분리로 인해 유선통신 분야의 성장 정체가 뚜렷한 상태다. 시내전화 89%, 초고속인터넷 43%을 차지하는 KT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무선전화 시장이 커지고 시내전화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여기에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았던 초고속 인터넷 시장마저 한계에 부딪쳤다.

이 때문에 한때 2조원을 넘던 순익은 1조원을 밑돌며, 반 토막이 났다. 순익 규모면에서도 이미 SK텔레콤에 추월을 당했으며, 작년 매출 기준으로는 SK텔레콤에 통신 1위마저 넘겨줄 태세였다. 최근에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IPTV 사업 진출을 노리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KTF 역시 마찬가지다. 한솔텔레콤을 인수하고 작년에는 3세대 시장 선점을 위해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투입했지만 1위 업체인 SK텔레콤과의 점유율 차이는 20%대에서 좀처럼 좁혀들지 않았다.

결국, KT는 양사의 합병만이 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1년 전부터 TF를 가동, 이번 합병 결의를 이끌어냈다.

■직원 구조조정 우려 ‘여전’
외형을 놓고 볼때, KT-KTF의 합병은 전무후무한 통신 공룡기업의 탄생을 의미한다. 2007년 기준으로 KT는 11조 9000억원, 순익 9천675억, 자산 18조원, 직원 3만5천명이다. KTF는 매출 7조3천억원, 순익 2천440억원, 자산 7조4천610억원, 직원 2천500명이다.

양사 합병 후 KT는 매출 19조원, 자산 23조6천억원, 직원 수 3만8천명에 달한다. KT의 한계매출로 여겨졌던 12조원을 가볍게 뛰어넘음은 물론, 20조원의 매출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규모는 SK텔레콤과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합한 매출 규모(13조원), 직원 수(6천명)를 압도한다.

유무선 분야의 시장지배력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합병을 통해 불어난 몸집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또 양 사간 영업 및 마케팅 비용을 연간 3천억원 이상 낮출 수 있고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경쟁업체의 반발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 경쟁업체들은 KT의 시내망 분리를 합병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또한 KTF가 주식시장에서 사라지는 만큼 기존 KTF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한 장기투자자들의 불만도 잠재워야 한다. KT가 제시할 KT주식과의 교환비율에 불만인 소액주주들이 단체행동에 나설 경우 합병시기가 늦춰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와 함께 직원들의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것도 난제다. 이석채 KT 신임사장은 최근 합병과 관련,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관계자들은 조단위의 인건비를 지불하고 있는 KT의 사정상, 인건비의 감소만으로도 수천억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어 인력 구조조정은 필수적일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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