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및 압류율 급등세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이달 들어 완연한 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글로벌 금융시장과는 달리 미국 주택시장의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최근 '미국 주택시장 회복 가능성 분석' 보고서를 통해 주택관련 일부 지표가 호전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부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월 미국의 주택판매 등이 호조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이를 주택시장의 본격회복을 알리는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의 기존·신규주택 판매는 전월대비 각각 5.1%, 4.7% 상승했고, 신규건축허가 건수도 22.2%나 급등했다.
주택이 부동산시장에 나와서 팔리기까지의 기간을 나타내는 주택판매기간도 9.7개월을 기록, 3개월여만에 1.3개월 단축됐다.
산은 연구소는 그러나 "이는 압류주택 증가 및 사상 최저 수준의 모기지 금리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미국이 양적완화정책을 시행함에 따라 현재 모기지 30년 고정금리는 4.8% 안팎에서 움직이며 사상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이같은 저금리와 미 당국의 자금 공급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의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체율과 주택압류율 증가가 주택가격 추가하락으로 이어져, 결국 주택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 및 압류율은 지난해 이후 급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2월 현재 각각 25.1%, 12.4%를 기록하며 주택가격하락을 이끌고 있다.
연구소는 또, 미국의 경기침체로 실업률이 올해말 10%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주택가격의 추가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용하 산은경제연구소 구미경제팀장은 "주택금융시장의 여건 개선 등으로 주택지표들은 간헐적으로 호조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안정화해야 주택시장의 본격적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