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수익성 개선…가계가 '볼모'(?)
은행 수익성 개선…가계가 '볼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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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신용위험, 가계대출에 전가"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올 들어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이 실적경쟁을 위해 가계를 '볼모'로 잡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책으로 중소기업의 신용위험마저 가계가 떠안으면서 가산금리가 더욱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3분기중 당기순이익은 전분기(2조1000억원) 대비 10.8% 늘어난 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순이자마진(NIM)이 2분기 1.72%에서 1.93%로 개선된데 따른 것으로, 은행 이자이익도 전분기 대비 6000억원 늘어난 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의 3분기 NIM이 3.05%로 전분기 대비 0.28%포인트 개선됐으며, 우리은행도 1.80%로 전분기 대비 0.15%포인트 높아졌다. 하나은행 역시 1.72%로 전분기 대비 0.29%포인트 크게 개선됐다.

이는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CD금리가 6월말 2.41%에서 9월말 2.64%로 상승한데 따른 영향도 있지만, 은행권의 여수신 금리조정 행태가 이자이익 확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6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3.25%포인트 인하했지만, 같은 기간 은행들은 수신금리는 3.13%포인트 크게 낮춘 반면 대출금리는 1.91%포인트 인하하는 데 그쳤다.

은행들의 이같은 여수신금리 조정 행태가 올해에도 계속되면서 9월중 예대금리차는 2.27%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은행들의 이같은 금리조정 행태는 3분기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가산금리 인상의 여파로 지난 16일 현재 5.39~6.41%로 전월 대비 0.30%포인트 올랐으나 키위정기예금(1년제)의 최고금리는 연 4.7%로 전월대비 0.1%포인트 오히려 낮아졌다. 국민·신한은행 등 여타 시중은행들 역시 11월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이후 시중금리 하락분을 예금금리에만 반영하고 있다.

은행들의 이같은 행태는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여 가계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19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은행들이 지난해 4분기 NIM이 점차 축소되는 과정에서 종전 1%포인트 중반이었던 가산금리를 3%포인트까지 인상하는 전략을 통해 NIM을 회복시키고자 했다"며 "금융위기 발생 이전까지는 상대적으로 신용위험이 높은 중소기업대출의 가산금리가 높았으나 올 들어서는 반대로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소기업대출의 경우 정책당국의 지원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확대하지 못한 반면 가계대출의 경우 대출수요 증가 등으로 가산금리 확대가 용이했던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하락에 따른 NIM 축소를 자체 흡수하기보다 가산금리 확대를 통해 주로 가계에 전가하는 행태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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