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퇴출 칼바람 '쌩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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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까지 퇴출기업 7개…전년比 '급증'
개인비중↑ 코스닥, 개미투자자 피해 속출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코스닥시장에서 퇴출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거래소가 시장건전성을 위해 퇴출심사를 강화하는 등 '옥석가리기'에 열중하는 모습이지만, 자칫 최근 부진한 장을 연출하는 코스닥시장에서 유동성마저 감퇴될까 투자자들의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26일까지 실질심사를 통해 상장폐지가 확정된 업체는 이롬텍, 티이씨 등 7개사에 달한다. 여기에 앞으로 실질심사에 따른 상장폐지가 예상되는 업체는 비전하이테크, 코디콤 등 11개사나 된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해 3월 말까지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된 기업은 자진상폐를 신청한 아이레보와 HK저축은행 등 두 곳뿐인 것과 비교하면 가히 폭발적인 증가세다.

거래소 관계자는 "실질심사 제도가 자리잡으면서 회계법인의 감사도 더욱 엄격해졌다"며 "감사의견 거절 등 형식적 요건에 따른 퇴출도 예년에 비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상장폐지가 늘며 시장을 혼탁하게 만드는 배임·횡령이나 자본잠식 등에 빠진 기업들이 점차 줄고는 있지만, 급작스런 퇴출로 인해 개인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에서 소액투자자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27일 상장폐지 된 신지소프트는 당시 외국인 보유비중이 1.55%에 머물렀고, 대부분의 지분을 개인투자자들이 소유해 피해를 고스란히 개인들이 떠안게 됐다.

한 투자자는 "몇일전까지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던 주식이 상장폐지 소식에 하룻만에 휴지조각이 됐다"며 "상폐 당시 회사측에 전화해도 묵묵무답 이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 신지소프트는 지난 1월동안 총 9차례 상한가를 기록하며 거침없이 주가가 치솟았지만, 상폐소식이 들리기 시작한 지난달 들어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결국, 신지소프트는 60일간 시총이 40억원을 넘지 못하는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 지난 18일부터 26일까지 7거래일동안 정리매매를 실시한 뒤 27일 최종 상장 폐지됐다.

지난달 22일 실질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진 올리브나인과 아이알디 등 7개사도 이의신청 결과에 따라 증시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공시를 통해 자본잠식 상태임을 밝힌 위지트도 사업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이 확인될 경우 퇴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아울러 990여개 12월 결산법인들의 정기결산보고가 시작된 만큼 자본잠식이나 매출액 미달 등 한계기업들의 퇴출행진도 우려되고 있다.

모젬은 지난해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 손실이 146억원으로 자본금 대비 189.8%에 이른다고 밝혔다. 2007년, 2008년 사업연도에 이어 3년 연속 손실이 자본금의 50%를 초과하면서 이번 재무제표가 확정될 경우 상장폐지된다.

지난해 기준 2사업연도 자기자본 50% 초과 손실이 발생한 곳은 트루아워와 매일상선, 알덱스, 유비컴, 에이프테크놀로지, 파캔OPC, 마이크로로봇, 피에스앤지, 카이시스, CL, 메카포럼 등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아직 개인들의 비중이 절대적인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소문에 '뇌동매매'하지 말고, 기업의 재무구조 등 가치평가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정종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시장보다 주가 급등락이 잦은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의 '칼바람'이 불며, 개인투자자들의 큰 혼란을 겪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이럴때 일 수록 기업의 펀더멘털이나 프리보드시장에서 기업의 성장성을 보는 등 보다 객관적인 접근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코스닥시장에서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제외한 상장폐지 기업수는 2006년과 2007년엔 각각 7개와 6개에 불과했지만,퇴출 실질심사제도가 도입된 작년엔 63개사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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