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연구소서 구제역 발생…방역망 '구멍'
축산연구소서 구제역 발생…방역망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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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으로도 확산...포천에서도 의심 신고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 정부기관인 축산연구소에서 사상 최초로 구제역이 발생했다. 특히, 인천, 경기, 충북까지 퍼졌던 구제역이 충남까지 진출하면서 구제역 공포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일 "지난달 30일 구제역 의심 신고가 들어온 충남 청양군 정산면 학암리 축산기술연구소의 의심 증상 모돈(어미돼지) 1마리에서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한 결과 '양성'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정부 수립 후 발생한 4차례의 구제역 사태 중 축산기술연구소에서 구제역이 발병하기는 처음이다.

축산기술연구소는 종우(씨소), 종돈(씨돼지)를 기르는 것은 물론 송아지나 새끼돼지를 낳아 분양하고 소.돼지의 품종 개량, 품질 개선 등을 연구하는 곳이다. 

일반 축산 농가에 비해 훨씬 엄격한 방역과 소독 조치가 이뤄지는 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 이에, 구제역 방역 체계에 근본적인 허점을 드러낸 것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이 구제역은 혈청형이 'O형'으로 이번에 인천 강화, 경기 김포, 충북 충주에서 발병한 것과 유형이 똑같다. 이는, 앞서 발생한 농장에서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즉, 방역망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된다.

더구나, 이 연구소는 여덟 번째로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충주시 신니면 용원리의 돼지 농장에서 남서쪽으로 96㎞ 떨어져 가축방역 당국의 방역대를 완전히 벗어난 곳이다. 강화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충남까지 진출한 것으로, 사실상 전국이 구제역의 사정권안에 들어갔다는 해석도 가능해진다. 강화에서 충남까지 왔다면 방향을 달리하면 강원도도 못가라는 법이 없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다만, 정밀검사에서는 또 항원 검사만 '양성' 판정이 나오고 항체 검사에선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는, 아직 항체가 형성되기 전인 감염 초기 단계란 의미다. 이 돼지는 3∼4일 이내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방역당국은 구제역 확진 판정에 따라 이 축산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3중(위험지역-경계지역-관리지역)의 방역망을 새로 설치했다.

가축방역 당국은 또 이날 오전 긴급 가축방역협의회를 열어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통상적인 발생지 주변 반경 500m에서 3㎞로 확대할지 여부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방역당국은 축산기술연구소로 어떻게 구제역이 감염됐는지를 밝혀내기 위해 밤샘 역학조사를 벌였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답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기 포천시 젖소 농가에서도 의심 신고가 또 접수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30일 밤 포천시 가산면 가산1리의 젖소 농가에서 소 1마리가 잇몸에 상처가 생기면서 침을 흘리는 증세를 보여 구제역이 의심된다는 신고가 들어왔다고 1일 밝혔다.

젖소 70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이 농가는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의 구제역 발생 젖소 농가에서 북동쪽으로 58㎞ 떨어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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