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살얼음판'..정부, 불안차단 전력
금융시장 `살얼음판'..정부, 불안차단 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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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되거나 노출된 악재는 악재가 아니라고 하지만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쉽사리 가시지 않고 있다.

남유럽발 악재와 한반도 긴장 고조가 맞물리면서 휘청거렸던 금융시장이 하루 만인 26일 다소 안정을 되찾는 듯했지만 여전히 안갯속이다. 원.달러 환율은 5일째 오르고 있고 주가는 혼조세다.

정부는 외화자금을 충분히 공급하는 등 시장 안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며 금융시장의 불안 확산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내외 불안 요인에 투자자들이 과민하게 반응하지 말고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가 확산하고 남북 간의 긴장 국면이 이어지면 금융시장의 불안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환율.주가 혼조..외평채 가산금리 올들어 최고
이날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원 이상 오른 1,25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35.5원 치솟은 환율은 이날 하락세로 출발했다가 상승 반전해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5일 전투태세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은 남한 당국과의 모든 관계도 단절하겠다고 밝혔다.

`검은 화요일'로 불릴 정도로 폭락 장세를 연출했던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반등하다가 다시 소폭 하락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8일째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밤사이 해외 증시는 유럽의 금융 불안과 한반도 긴장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23%, 영국 FTSE100 주가지수는 2.24%, 프랑스 CAC40 주가지수는 2.90%, 독일 DAX30 주가지수는 2.34% 하락했다.

국내 증시는 해외 증시와 비교하면 그나마 선방하는 편이지만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환율 역시 마찬가지다. 남북관계 악화와 남유럽의 재정위기가 하루 이틀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전망이 많기 때문이다.

또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 지표 중 하나인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의 가산금리는 전날 1.57%포인트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산금리가 오르면 채권 발행 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

대신증권 최재식 시장전략팀장은 "독일의 공매도 금지와 스페인의 일부 저축은행 국유화 등으로 유럽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하고 있다"며 "더구나 미국의 금융규제 법안 추진,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북한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투자 분위기가 상당히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과민반응 말아야..외화유동성 충분히 공급"
정부는 금융시장이 대내외 불안 요인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해소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열린 정부 경제.금융 합동대책 회의에서 "시장 불안이 없도록 외화자금 시장을 점검하고 필요 시 외화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외환당국은 전날 환율이 폭등하자 달러화를 푸는 시장 개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는데 외환시장의 불안이 지속하면 달러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아직 그런 상황은 아니지만, 국제 금융시장이 경색되면 은행권의 달러화 조달에 차질이 빚을 수 있다고 은행들의 외화 차입과 만기 도래, 차환 현황 등을 매일 점검하기로 했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유로존과 한반도의 지정학적 문제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외환시장의 불안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의 외화유동성 공급이 어느 정도 도움은 되겠지만 결국 국제 금융시장의 안정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윤덕룡 선임연구위원은 "국제 금융위기 이후 어떤 것도 안전하지 못하는 생각 때문에 모두 불안해하며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며 "외화유동성이 부족해 외환시장에 경색 현상이 일어나면 정부가 외화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맞지만 환율이 너무 올랐다고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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