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물량기준' 정상수준 회복
외환시장 `물량기준' 정상수준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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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외환시장이 물량 기준으로는 국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거래량이 부쩍 늘고 위기에 대비한 비상 지급 수단이 눈에 띄게 확충된 결과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외환시장의 하루 거래량은 2분기 평균 541억달러로 1분기보다 61억달러 늘었다. 그러면서 위기 직전인 2008년 3분기 570억달러 이후 하루 외환 거래량이 가장 많았다.

외환보유액은 지난달 말 사상 최대 규모인 2천859억6천만달러로 인도(2천841억8천만달러)를 제치고 세계 5위로 올라섰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7년 10월 인도에 외환보유액 세계 5위 자리를 내준 지 2년9개월만에 다시 5위 자리를 탈환했다.

달러로 환산한 국내총생산에서 외환보유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말 25.1%에서 2008년 말 21.6%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말 32.4%로 큰 폭으로 높아졌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 회복으로 수출입이 증가하면서 기업의 대외 경상거래와 자본거래가 활발해져 외환거래량도 늘었다"며 "올해 들어 외환보유액도 160억달러 늘어 외환시장이 규모로만 보면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양' 대신 `질'로 따지면 아직 불안한 요인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점이다. 원·달러 환율 변동률(전일 대비 기준)은 지난 2분기 0.92%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와 지난해 1분기를 제외하면 1999년 이후로 가장 높았다.

파생상품 거래에서 외국계의 영향력이 커진 점도 불안 요소로 꼽을 수 있다. 2005년 53.7%이던 외환 파생거래의 외국계은행 국내지점 비중은 지난해까지 계속 50%대에 머무르다가 올해 들어 1분기 66.4%, 2분기 63.8%로 커졌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자율변동 환율제를 채택한 22개국 가운데 원화의 변동성은 위기 이전 두 번째로 안정적이었지만 위기 후 18위로 순위가 급락했다"며 "외국인의 움직임을 견제할 세력이 약해 외환시장이 자주 불안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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