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카드론 잔액, 현금서비스 추월
카드사 카드론 잔액, 현금서비스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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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리스크 관리강화" 경고

올해들어 신용카드사들의 카드론 대출잔액이 처음으로 현금서비스 잔액을 추월할 정도로 카드론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금융감독당국은 카드사들이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서줄 것을 당부하면서 필요하다면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높일 수도 있다고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8월말 현재 카드론 대출잔액은 14조1천억원으로 현금서비스 대출잔액 12조5천억원보다 1조6천억원이 더 많았다.

연도별로 현금서비스 대출잔액은 2006년말 12조1천억원, 2007년말 12조7천억원, 2008년말 13조6천억원, 2009년말 12조1천억원 등으로 카드론 잔액보다 많았다. 카드론 잔액은 2006년말 9조6천억원, 2007년말 11조3천억원, 2008년말 12조원, 2009년말 11조4천억원이었다.

또 8월말 현재 현금서비스 대출잔액은 작년말보다 3.3% 증가한 반면 카드론 대출잔액은 작년말보다 23.7%나 늘어 최근들어 카드론이 엄청난 속도로 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도 마찬가지여서 올해 1∼8월 카드론 신규 취급액은 15조8천억원으로 작년 동기 11조1천억원보다 42.0%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금서비스 신규 취급액은 53조8천억원으로 오히려 2.3%나 감소했다.

카드론 대출이 급증하는 것은 카드사들이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률이 줄어들면서 현금대출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금대출 중에서도 현금서비스는 미사용 한도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지만 카드론은 이런 규제를 받지 않아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 한도를 줄이는 대신 카드론 대출기간을 단축하는 방법으로 카드론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또 카드론 연체율이 2008년말 5.06%, 2009년말 2.82%에서 올해 3월말 2.64%, 6월말 2.37%로 꾸준히 하락, 채권 부실화에 대한 우려감이 줄어든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금감원은 카드사들이 지나치게 카드론 대출 경쟁에 나서면 자칫 자산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리스크 관리 강화와 과당경쟁 자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 6월에 이어 최근에 또다시 20개 카드사의 임원회의를 소집, 카드론을 발급하거나 한도를 산정할 때 상환능력과 신용등급을 고려해 철저한 심사를 진행하고 연체 발생시 적극적으로 대처해줄 것을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장검사나 각종 지표 심사 등을 통해 카드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며 "무분별한 카드론 경쟁이 격화하면 대손충당금 최소적립률을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여신건전성을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5단계로 분류해 채권의 1.5%에서 100%까지 충당금을 쌓도록 하고 있지만 이 비율 자체를 높일 수도 있다는 강한 경고의 메시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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