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은행팀] 2012년에는 글로벌 금융불안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내년 대선 등 정치적 이슈 등으로 은행권의 앞날은 그다지 녹록치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수합병 등을 통한 금융권 재편이 가시화되면서 시중은행들의 ‘리딩뱅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각 은행들은 대고객 서비스 혁신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이렉트뱅킹을 비롯해 무인점포, 유스(Youth)고객을 위한 아이디어 상품도 쏟아내고 있다.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프라이빗뱅킹(PB) 영업을 보다 특화시키고, 기업고객의 비즈니스 모델을 지원하는 은행도 있다.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은 미래 잠재고객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 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대학전 전용 점포 ‘락스타존’을 선보인 바 있는데, 내년에도 더욱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락스타 전용상품인 ‘락스통장’은 신규 고객 20만명을 넘어서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락스타존 개설 이후 하루평균 1000명 이상의 대학생 고객이 찾아왔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내년 신흥국 현지 법인 네트워크를 보다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수익성과 안정성이란 두가지 전략으로 국외영업을 확대해 안정적인 자금조달 기반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지역별 리스크를 고려해 보수적인 진출전략을 추진하고 지역별 글로벌 지역전문가 제도를 운용해 영업 활성화의 실패요인을 최대한 차단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금융그룹 차원의 ‘따뜻한 금융’ 캐치프라이즈를 이어받아 서민, 중소기업과 동방성장하는 모델을 계속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따뜻한 금융’은 금융기관들이 우후죽순으로 진행하는 일회성 사회공헌활동이 아니다. 시한은행은 은행은 중소기업 및 서민 상생을 목표로 △장기거래고객 회생지원 △상생경영 프로그램 △금리감면 및 저소득층 금융지원 △해외펀드 손실고객 대상 대안상품 출시(자산운용과 공동추진) 등을 추진과제로 설정해 진행중이다.
하나은행은 10억 이상 고액자산가들을 중심으로 한 프라이빗뱅킹(PB)에 보다 매진할 뜻을 내비쳤다. 최근 강남에 대형 PB센터를 입점한 하나은행은 내년에도 타은행과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올 하반기 세금, 부동산, 법률 등에 대한 통합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속증여센터’를 오픈했다.
또한 PB상담을 원하는 VIP 고객을 위한 원격 화상상담시스템인 ‘스마트 PB서비스’도 선보인 바 있다. 이 서비스는 PB가 없는 영업점을 방문한 고객이 PB지점을 따로 방문할 필요없이 화상시스템을 통해 PB를 직접 연결해 상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중소기업을 앞장서 지원해 온 기업은행은 내년에도 사회적 책무를 따로 분리하지 않고 경영 전략에 포함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미 조준희 행장은 중소기업 대출 최고금리를 한자릿대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이로 인해 경영수익이 약 2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도경영으로 극복해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올해에는 중소기업 전담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친근한 광고 모델로 어필하는 전략으로 개인고객 1000만명을 돌파한 저력이 있다.
산업은행도 국책이미지를 벗고 개인고객들에게 한걸음 다가가기 위한 행보를 분주히 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말 내놓은 다이렉트뱅킹은 고객이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계설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절감된 영업비용을 고객에게 고금리로 돌려주는 상품이어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산은은 이를 기반으로 오는 2014년까지 개인고객을 30만명 확보하고 3년간 3조원의 자금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최근에는 타 금융사와 제휴를 통해 ATM 및 카드 업무를 확장하는 등 개인금융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외환은행의 경우 글로벌 은행으로서의 선진금융 노하우와 20년 이상 축적된 연금상품의 운용경험을 살려 차별화된 전문 컨설팅서비스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최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연금시장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고객들의 퇴직연금 파트너로서의 전문은행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라 ‘외환’부문에 특화된 외환은행의 특성을 살려 환전시 환율우대와 더불어 외환 송금시 송금수수료 감면 혜택 등 다양한 은행거래 수수료 혜택을 제공하는 프라임고객 서비스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은행권은 내년 상반기부터 총선, 대통령 선거로 인한 굵직한 목소리로 인해 은행의 공공적 역할에 대한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금융불안과 대내외적인 정치적 이슈가 지나가더라도 은행권의 수익구조 개선도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결국 은행들은 국내시장에서의 차별화된 전략 구사와 해외진출을 통한 신규 수익원 창출 등 새로운 도전이 불가피한 기로에 서있는 상황이다.
이에 본지 창간 9주년 은행 특집에서는 ‘리딩뱅크’ 선두 경쟁에 대응하는 시중은행들의 전략을 집중 조명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