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수수료 최소 1.8% 인하
업계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최근 검찰이 탈세 혐의 등으로 국내 최대 규모 룸살롱 '어제오늘내일'(YTT)의 수사를 진행하면서 월 24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신용카드 매출 봉사료내역이 함께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금융위가 발표한 신용카드 수수료 개정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개편안이 적용될 경우 'YTT'와 같은 룸살롱들의 카드 수수료율도 큰 폭으로 인하되기 때문이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수수료 개편안이 적용되면서 '유흥 및 사치업'으로 분류되는 유흥업소들의 카드 수수료율이 오는 12월22일부터 대폭 내려간다.
개정되는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에 따르면 가맹점 수수료율의 상한선은 4.5%에서 2.7%로 낮아지는데 지금까지 업종 최고 수준인 4.5%를 받던 유흥업소들도 최소 1.8%포인트 인하혜택을 누리게 된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유흥업소 등에서 카드깡 등 불법행위가 자주 발생하고 대손비율 또한 높다는 이유로 가맹점 수수료를 높게 책정해왔다.
그러나 신용카드 수수료 개편과정에서 유흥업소 업계의 목소리가 반영되면서 함께 수수료 개편의 혜택을 보게 된 것이다.
지난해 11월 룸살롱, 나이트클럽, 가요주점 등의 업주들은 전국적인 동맹휴업을 실시하면서 당국과 카드업계에 압력을 행사한 바 있다. 서울 장충체육관과 부산, 대구, 광주, 제주 등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의 요구가 개편안에 대부분 받아들여지면서 지금까지 가장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던 유흥업종이 가장 큰 수혜업종으로 떠올랐다. 이달부터 우선 시행되는 영세중소가맹점 우대수수료율까지 적용받는다.
현재 여신금융협회는 유흥업종의 정확한 카드결제 규모를 파악하지 않고 있지만 지난 2일 국회 기획재정위 안민석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유흥업소에서 사용된 법인카드 결제액은 1조4137억원에 달한다.
이에 가수 이효리가 이를 꼬집는 내용의 트윗을 올리는 등 유흥업소의 카드사용에 대한 국민정서가 악화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수수료 개편안이 영세자영업자를 위한 것이라고 선전하더니 가장 큰 혜택은 유흥업소에 집중됐다"며 "이런 제도를 허용한 금융당국도 국민 정서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내부에서도 개편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번 수수료 개편으로 업계 매출감소가 불가피한 가운데 유흥업소 수수료까지 내려줄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개편안의 취지와 국민들의 정서에 부합하기보다는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됐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