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원, '부동산시장 영향'보고서
매매가 0.01% ↓· 전셋값 0.03% ↓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올해부터 본격화되고 있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국내 부동산시장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 자금이 급속도로 빠져나가면서 금리인상이 불가피해지고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이 증대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집주인들이 이 같은 가계부채 부담을 세입자들에게 전가시킬 가능성이 커 '깡통전세' 세입자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20일 한국감정원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해 말부터 추진하고 있는 양적완화 축소(통화량 감소) 조치로 국제 유동성이 줄어들 경우 국내에서는 이자율이 올라가고, 주택 매매가를 1% 미만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기정 감정원 연구위원은 "주택 매매가는 금리 등 외생적인 요인들에 의한 영향은 6% 수준으로, 이 중 이자율 변동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효과는 1% 미만에 그쳐 향후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라 금리가 인상되는 경우 주택담보대출자의 이자상환과 부채부담 증가로 인한 가계부실, 은행의 원금회수 위험이 증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주택담보대출은 481조원으로, 전년대비 증가했다. 연체율 또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집주인은 파산위험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담보대출금을 갚지 못한 경매 주택 세입자의 80%가 전세금을 떼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기준 법원에서 경매가 진행된 물건 중 임대차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한 비율이 79.4% 달했다. 이는 전년(76.3%)대비 3.1%p 증가한 수치다.
이와관련, 박 연구위원은 이자율이 1%p 상승하면 매매가는 4개월 후 0.015%p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연체율이 상승하고 이는 급매물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집주인이 이자상승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높아져 전셋값은 3개월 뒤 0.034%p, 월셋값도 2~3개월 뒤 0.016%p 각각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박 연구위원은 정책적 대비책을 세울 것을 조언했다. 그는 "금리상승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주택매매시장 정상화를 통해 전월세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취약계층의 주거안정 및 금융지원을 통해 가계부실 위험을 최소화하는 한편, LTV(주택담보인정비율) 규제완화로 비금융권 대출을 축소해 가계부채의 재무건전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